[초점] '우오현의 HMM 인수설' 현실성 있나?
[초점] '우오현의 HMM 인수설' 현실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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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HMM 지분 6.29% 보유···3대 주주 등극
"계열사·경영진까지 동참한 건 이례적···인수 염두"
"규모·CB 등 과제 산더미···코로나 이후 지켜봐야"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공격적으로 HMM 지분을 사들여 최근 3대 주주에 오른 SM그룹의 행보에 재계와 증권가의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그룹 측은 지분 매입과 관련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으나 그간 대한해운,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 등 다수의 해운사들을 인수한 이력이 있기에 시장에서는 우오현 회장이 추후 HMM 민영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셈'이라며 양사의 인수합병(M&A)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다분하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상선을 비롯한 SM그룹 계열사, 우 회장 등 특별관계인 18인은 HMM의 지분을 총 6.29% 보유함으로써 최근 3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분율 순위로는 △SM상선 2025만1375주(4.0%) △대한상선 235만5221주(0.48%) △SM하이플러스203만8978주(0.42%) △우 회장(128만7300주·0.26%) △우방(109만 2315주·0.22%) △STX건설(105만 6000주·0.22%) △대한해운(71만5000주·0.15%) 등이다.

현재 HMM의 최대 주주는 산은으로, 1억119만9297주(20.6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진공이 9759만859주(19.96%) 보유로 2대 주주에 올라있다. 민간 기업으로는 SM그룹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앞서 그룹은 지난해부터 HMM의 주식을 점진적으로 매입해왔다. 이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며 'HMM 인수설'에는 선을 긋고 있다. 

(사진=HMM)
(사진=HMM)

그러나 증권가와 해운업계에서는 의구심을 품는 모양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지금까지 HMM 주식 매입을 위해 사용한 자금은 1조원에 육박하는데 SM상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이었다"면서 "그저 단순 투자일 뿐인데 계열사와 우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까지 주식 매수 행렬에 동참한다는 것은 인수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해운사 관계자도 "SM그룹은 다수의 M&A를 통해 성장한 회사"라며 "특히 SM상선이 '미주노선을 시작으로 운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지속 언급한 것으로 보아 HMM과의 시너지 확대를 내다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SM그룹은 지난 2005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을 시작으로 경남모직(2006년), 남선알미늄(2007년), 티케이케미칼(2008년) 등 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해운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도 M&A를 통해서였다. 2013년 당시 업계 4위이던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진출했고, 2016년 벌크전용선사 대한상선,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품게 되면서 지금의 SM상선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SM그룹의 계열사는 총 81개 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SM그룹이 HMM 경영권을 인수하기에는 이전 M&A 사례와는 달리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먼저 몸집 규모다. 프랑스 해운 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HMM의 선복량은 81만4557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글로벌 선사 중 8위를 기록하고 있다. SM상선은 8만5407TEU로 22위를 기록했다.

자산 총액에서도 차이가 크다. HMM의 자산 총액은 17조8000억원으로, SM그룹의 13조7000억원보다 훨씬 많다. 여기다 HMM의 시가총액은 11조원이 넘기 때문에 주식만 50% 확보를 하려 해도 5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또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전환사채(CB·대략 2억7000억원)도 남아있어 HMM 인수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0조원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인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4일 새 둥지를 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M그룹의 지분 매입은 공식적으로 밝혔듯 '단순투자'일 뿐"이라며 "우리도 회사를 더 튼튼하게 해주는 투자자라고만 보고 있다"고 재차 강조키도 했다.

또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SM그룹 전체 계열사의 유동자산이 4조2917억원, 현금성 자산은 7022억원에 불과하기에 지금 당장으로는 HMM을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한 게 맞다"면서도 "다만 SM상선, 대한해운, 대한LNG, 창명해운 등 친환경 시대에 도래하면서 증가하는 수요 급증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어가고 있고 투자여력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된다면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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