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스마트팜 내세워 농산물값 안정화 모색
유통업계, 스마트팜 내세워 농산물값 안정화 모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변화 대응 가능한 자동화 재배 시설 각광
 경기 이천시 어석농업 스마트팜 (사진=롯데마트)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가 스마트팜 사업에 나섰다. 치솟는 농산물값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 올랐다. 특히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가 2분기보다 13.4%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최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해 농산물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스마트팜은 작물 재배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지능화된 농장이다. 온도·습도·햇볕량·토양 등의 환경을 분석해 적절한 상태로 제어하는 자동화 재배 시설이다.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하면 실내 환경을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연중 균일하게 작물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농산물은 연이은 태풍·장맛비로 농작물 작황이 부진하거나, 겨울철 한파에 따른 냉해로 출하량이 줄며 채소 시세가 폭등하는 경우 더 부각된다.

스마트팜에서는 작물 성장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축적된 빅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재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시사철 양질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의 경우 강우량·일조량·병충해 등 각종 외부요인에 따라 생육에 영향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마트팜이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각광 받는 이유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채소 상품을 도입해 양상추, 파프리카, 오이 등 약 45종을 운영중이다. 스마트팜 재배 방식은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신선식품 가치인 친환경에도 부합한다. 토양 대신 물에 영양액을 넣어 재배하는 양액재배 방식이 일반적이어서 토양에 영향이 없고 병충해 발생 확률이 적다.

롯데마트는 가장 친환경적인 농수 융합형 생산방식으로 불리는 아쿠아포닉스 방식을 지난해 도입했다. 아쿠아포닉스는 수산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다.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바탕으로 식물을 수경 재배하고 다시 이 정화된 물을 물고기 사육수로 환원하는 순환 시스템이다. 제타플렉스 매장에 직접 설치해 운영중이다. 이번 여름에 모든 매장에 아쿠아포닉스 방식으로 재배한 채소를 출시하기 위해 함평 지역에 아쿠아포닉스 스마트팜을 설치해 재배 중이다.

스마트팜 재배는 날씨·온도 등의 재배 환경 변수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상품 수확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양상추는 날씨와 수확량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해 매년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 현상이 겪는다. 코로나19 상황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가을 글로벌 물류의 불안정성과 갑작스러운 한파에 시장경매가 기준 1kg당 2000원대였던 양상추 가격이 9000원대까지 치솟아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주목할 점은 스마트팜 재배 양상추는 계절 영향을 받지 않고 예상한 물량을 수확할 수 있기에 고정된 3000원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스마트팜 상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스마트팜 채소의 누계 매출도 전년 대비 약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슈퍼 또한 지난 4월 자체 스마트팜 브랜드 내일농장을 출시했다. 상품기획자(MD)가 스마트팜의 시설과 시스템 상품을 철저하게 검증해 품질위생·선도 등이 우수한 스마트팜 상품을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중이다. 

이마트의 경우 스마트 팜 애그테크 기업 엔씽과 협업 관계를 맺었다. 애그테크 산업은 농업과 기술을 대안으로 꼽히는 산업이다. 이마트는 엔씽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이마트 후레쉬센터 옆에 스마트팜을 세웠다. 이마트 물류센터 옆에 스마트팜이 들어섬으로써, 스마트팜 농작물의 물류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했다.

엔씽 스마트팜은 큐브 농장과 수경 재배 방식 수직 농장(vertical farm)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큐브 농장은 직육면체 모양의 컨테이너 설비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외부 환경과의 단절을 통해 환경조건을 100% 제어한다. 외부 오염 물질을 차단하고 내부공기 질을 상시 관리하는 클린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LED)로 광합성을 진행한다. 수경재배 기술로 92% 이상의 물을 절약하며 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큐브 농장 내 모든 디바이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큐브 클라우드에 연결돼 있다. 엔씽 관리자는 모바일로 재배 현황을 확인하고 필요 시 온도·습도 등 농장 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직농장을 기반으로 공간과 자원 효율을 극대화했다. 노지에서는 한 공간에 1단으로만 심을 수 있지만, 엔씽은 한 공간에 4단으로 심을 수 있다. 단위 면적 당 연중 생산량을 노지 대비 최대 30~40배까지 늘릴 수 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