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공포 확산···"서울도 신축빌라 주의 요구"
깡통전세 공포 확산···"서울도 신축빌라 주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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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75.4%, 1년 새 최고치···매맷값↓,신규계약 앞둔 전셋값↑
전문가 "집값-전세 역전 현상 1년 지속될 듯, 깡통전세 주의해야"
서울 시내 전경.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전세 매물을 구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고민이 깊어졌다. 전세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아파트보다 사정이 낫다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위주로 매물을 구하고 있는 데, 알아보니 역전세였다. 공인중개사는 보증보험이 가입 가능해 문제가 없다곤 하지만, 혹시나 보증금을 떼먹힐 까봐 불안한 마음만 커져버렸다. 

#인천에서 빌라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 B씨는 공인중개사에게 전세 매물을 구한다고 전화 했을 때, 매물이 많다고 자랑해 안심했다. 그러나 보여준 매물은 압류된 매물이었다. 이에 압류 없는 집으로 알아봐달라 하니, 연락이 뚝 끊겼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깡통전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방은 비선호지역, 심지어 서울에서도 오피스텔‧신축 빌라 위주로 깡통전세가 확산세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지역별로 1년여 이상 지속될 것임을 경고하며 세입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75.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75.5%)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의 경우 80% 가량 되면 '깡통 전세'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올해 들어서 전세가율은 계속 상승 중이다. 이에 깡통전셋집을 거주 중인 세입자는 최악의 상황의 경우 집이 경매로 넘어가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낙찰될 가능성 까지 대비해야 한다. 

전세가율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매매시장이 잇따른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조정장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으로 매맷값이 한달 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임대차 시장, 특히 전세는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에 의해 신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약 4년간 전셋값을 크게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4년치 상승분을 미리 가격에 반영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전국에 역전세 매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의 A아파트 전용면적 84㎡는 5월 1억3300만원에 전세 거래됐지만, 지난달 같은 면적이 1억2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경남 김해 B아파트도 한달 새 같은 면적, 한 층 차이임에도 매매는 1억4950만원, 전세는 1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수도권은 아파트 전세가율은 60%대로 아직까지 안전선에 있지만, 투자용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과 '신축 빌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최근 인천 오피스텔 시장의 경우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준공 예정인 경기 부천 신중동역랜드마크푸르지오시티(전용 39.19㎡) F1타입 분양권은 분양가 3억2250만원(최저 기군) 대비 1억원 가까이 낮은 2억2640만원에 나왔다. 하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아파트에서 전세 매물을 찾지 못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분양가에 근접한 비용으로 세입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역전세, 깡통전세와 같은 현상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세입자에게 주의를 요구한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매매가 대비 전셋값은 지난해보다 상승할 수 있어, 깡통전세나 역전세 등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신축 빌라의 경우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세 보증금을 내놓고, 커미션만 챙기는 세력이 생겨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최근 지방 광역시 입주물량이 큰 곳은 매매가는 빠지는 데 오히려 임대차시장 가격은 오르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1년 전부터 집값이 빠지는 대구의 경우 역전세나 깡통전세 현상이 적을텐데, 이제부터 집값 하락이 시작되는 곳에서 해당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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