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친환경 섬유 사업 '박차'···스판덱스發 성장정체 타개
효성, 친환경 섬유 사업 '박차'···스판덱스發 성장정체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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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가 서울시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리젠서울' (사진=효성티앤씨)
효성티앤씨가 서울시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리젠서울' (사진=효성티앤씨)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지난해 효성의 실적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이끌었던 스판덱스가 올해 들어서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며 실적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효성은 원사 제조기술을 활용해 스판덱스 외에 친환경 섬유, 탄소섬유 등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해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2분기 영업이익이 17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3871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앞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2468억원)대비 22.97% 하락한 1901억원이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한해동안 1조42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효성그룹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근무 형태가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효성티앤씨의 주력 상품인 스판덱스가 함유된 트레이닝복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효성은 최근까지도 튀르키예(터키)와 브라질 스판덱스 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 생산능력을 3만5000톤까지 늘려왔다. 덕분에 글로벌 점유율을 33% 이상 확보하면서 1위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됐다.

그동안 멈춰있던 중국 공장의 증설 가동이 시작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돼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은 것. 이로 인해 2분기에는 성수기임에도 스판덱스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3%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되며, 판매가격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효성티앤씨의 중국·브라질 공장과 중국의 후아펑(Huafeng), 바이루(Bailu) 등이 증설을 완료하면서, 상반기 신규 가동된 설비만 15만톤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돼 연간 수요인 10만톤을 훨씬 넘어버렸다.

스판덱스 재고도 급증해 중국 내에서는 지난해 평균 11일치에서 올해는 45일치로 늘었다.

수요 증가와 공장 증설이 얽히면서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스판덱스 시장은 당분간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효성은 원사 제조 기술을 활용,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섬유로 만든 '리젠', 해상풍력 시설물과 수소탱크 등의 핵심 원료로 지목되는 탄소섬유 등을 차세대 먹거리로 발굴,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티앤씨는 2008년부터 폐페트병을 폴리에스터 원사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리젠'으로 이름 지어진 이 제품은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치 있는 것에 더 많은 돈을 쓰는 최근의 소비 형태와 맞물리면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합성섬유 제품 매출은 2018년 106억 2300만원에서 2019년 230억5400만원, 2020년 315억1500만원으로 2년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친환경 섬유 시장은 2021년 489억달러에서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8년에는 86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은 또 다른 소재업체인 효성첨단소재를 통해 탄소섬유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전주 공장은 2013년 2000톤(t)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2020년 1차 증설, 올해 7월 2차 증설로 65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4월에는 3차 증설을 통해 9000t톤으로 늘리는 등 2028년까지 2만4000t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한 반면 무게는 4분의1에 불과해 풍력발전기의 날개, 수소·천연가스 탱크, 자동차, 항공기 등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성장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고, 3분기부터는 증설물량까지 반영돼 이익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는 시황악화로 이익이 대폭 줄어들지만 아라미드·탄소섬유 증설과 판가 인상효과가 그 손실분을 일부 상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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