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DB산업은행서도 사라진 '뉴딜'···文정부 흔적 지우기?
[단독] KDB산업은행서도 사라진 '뉴딜'···文정부 흔적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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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인사 앞두고 부서명 변경
정책·녹색기획 → 정책기획부문
ESG·뉴딜기획부 → ESG기획부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에 이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에서도 부서명에서 '뉴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강석훈 신임 회장이 취임한지 16일 만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뉴딜'이 명칭에서 빠지면서 지난 정부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7일 기존 5개 부서(1부문 4부·실)에 대한 명칭을 바꾸는 직제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정책·녹색기획부문이 정책기획부문으로, ESG·뉴딜기획부가 ESG기획부로 변경됐다. 이 밖에 △신산업금융실 → 지역성장지원실 △한반도신경제센터 → 개발금융센터 △산업·금융협력센터 → 산업금융협력센터 등으로 변경됐다.

새로운 부서가 신설되거나 기존 부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부서 명칭에서 '뉴딜'과 '녹색'이 모두 빠졌고, 중소중견금융부문 산하 신산업금융실의 명칭이 지역성장지원실로 바뀐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이번에 명칭이 바뀐 정책·녹색기획부문은 지난 2020년 12월 말 정책기획부문에서 확대 개편된 곳으로, 2년이 채 안돼 다시 정책기획부문으로 되돌아갔다. 2020년 말 당시 산업은행은 정부의 녹색금융·한국판뉴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기획부문을 정책·녹색기획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산하에 ESG·뉴딜기획부를 신설한 바 있다. 당시 신설됐던 ESG·뉴딜기획부도 이번 부서명칭 변경의 대상이 됐다.

이를 두고 산업은행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문 핵심 정책이었던 '한국판 뉴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직제개편은 강석훈 회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강 회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철학을 공유해왔다. 더구나 통상 연말 이뤄지던 직제개편이 연중 단행된 것을 두고는 이례적이란 시각이 은행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신속하게 직제개편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경우 직전 이동걸 회장이 민주당의 사람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위에선 특히나 전 정부에 대한 색깔을 빼야겠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사람인 강석훈 회장이 임명된 뒤로 예견됐던 수순"이라고 귀띔했다.

윤석열 정부의 뉴딜 흔적 지우기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초 금융정책국 산하 뉴딜금융과의 명칭을 지속가능금융과로 바꿨다. 담당 직원과 업무 등은 그대로 두고 이름에서 '뉴딜'만 뺀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도 지난달 '지역뉴딜 벤처펀드' 명칭 중 뉴딜을 혁신으로 대체했다.

금융권에선 다른 뉴딜 관련 사업들의 명칭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을 지출 구조조정 1순위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번 직제개편을 두고 "은행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은행은 조직 및 직제개편시 노동조합에 지체없이 통지해야 하는데, 어제 주관부문과 부서가 어떠한 협의나 통지도 없이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세칙 개정통보 문서를 전직원에 발송했다"며 "강 회장 취임 전에는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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