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대어' 잇단 출사표···시장 활기 돋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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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유니콘 기업 최초 상장···'3수' 현대오일뱅크, 정유업 초호황 '긍정'
케이뱅크·마켓컬리 등도 연내 증시 입성···"상반기와 다른 분위기 기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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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상반기 내내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하반기 달라질지 관심이 모인다. 쏘카와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등 다양한 업종의 '대어'들이 출사표를 내밀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증시에 무사히 입성하면 시장 분위기는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셰어링(차량 공유) 플랫폼업체 쏘카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 최초로 증시 입성을 노린다. 내달 1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중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 방식을 활용한 점이 주목된다. 기업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적자를 내고 있는 터라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사용됐다. 주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될 때 쓰이는데, 앞서 넷마블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페이 등이 해당 지표를 활용해 몸값을 책정한 바 있다.

쏘카는 할인율 33.9~50.0%를 반영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확정했다. 최근 5년 코스피 상장 기업 평균(22.03~35.03%)보다 크게 높다. 쏘카 측은 코로나19로 이동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지난해 카셰어링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점을 들어 IPO 흥행을 자신한다. 데이터와 모빌리티 기술을 결합해 차량 가동률 상승, 차량 유지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와 별개로, 회사가 영위 중인 사업과 유사성이 적은 기업들을 비교기업군으로 넣어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쏘카는 인도네시아 최대 배달앱 '고투', 스타크카 소프트웨어 플랫폼회사 '오비고', 미국 자율주행차 개발사 '오로라' 등을 비교 기업으로 포함시켰다.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최대어'로 일찍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2019년 국제유가 하락과 회계 이슈에 상장을 철회한 바 있지만, 이번 'IPO 3수'에선 전망이 밝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정유업이 초호황인 상황에서 상장 적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7%, 70.7%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최대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쟁사인 정유 대장주 S-Oil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10조4300억원, 32위)과 비슷한 규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체력은 S-Oil에 비해 낮지만, 올해 석유화학설비(HPC) 가동과 향후 수소 사업 진출 계획 등에 프리미엄을 부여해 동일한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적정가치는 10조~12조원 내외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구주매출 비중이 많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업 의존도를 낮추고, '화이트 바이오'(재생 가능 친환경 자원을 원료로 바이오연료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등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도 하반기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여수신 및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실명확인 계좌 서비스를 독점 제공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최대 8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수년간 각종 영업지표가 정체돼 있다가 2020년 이후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최근 IPO까지 추진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100% 비대면으로 구현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고 금리 경쟁력도 확보하면서 향후에도 빠른 대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외에도 마켓컬리와 오아이스마켓 등 대어들도 나란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 컬리는 연간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적자가 지난해 5000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쏘카와 마찬가지로 '유니콘 특례' 적용으로 상장을 진행한다. 오아시스마켓은 오프라인 매장인 우리생협에서 시작해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한 기업으로, 10년째 흑자를 시현 중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엔 상장 이벤트 증가로 투자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 케이스처럼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IPO가 진행되는 경우, 시중 유동성 쏠림으로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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