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 글로벌 겹악재에 2년 전 회귀···상위株 '추풍낙엽'
[상반기 증시] 글로벌 겹악재에 2년 전 회귀···상위株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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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21.7%·27.9%↓시총 489조원 증발···外人 19.8조 '팔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등 신저가···증권사 2분기 순익 26% '뚝'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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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는 올해 '삼천피'·'천스닥' 탈환 기대감을 키웠지만, 잇단 글로벌 악재에 직면하며 줄곧 내리막을 탔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상반기 20%대 훌쩍 넘는 낙폭을 기록,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시가총액은 5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동학개미군단' 위세도 현저히 약해지면서 대장주 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주들은 신저가를 경신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2332.6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2977.65) 이후 반년 사이 645.01p(21.7%) 하락했다.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3000선 고지를 밟지 못했으며, 2020년 11월2일(2300.16)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7월6일 기록한 고점(종가, 3305.21) 대비 무려 29.4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033.98에서 745.44로 288.54p(27.9%) 내렸다. 2020년 7월2일(742.5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초 3일간 '천스닥'을 유지했지만, 이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고, 지난달 23일엔 714.38로, 700선마저 내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해 고점 1060.0(8월6일 종가)과 비교해 29.7% 떨어졌다. 

연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미국발(發) 고강도 긴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 성장판이 닫혔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 후 고물가 속 경기 침체(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됐다. 이에 6월 국내 증시 수익률은 주요 국가 중에 꼴찌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로써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650조원에서 올 상반기 2161조원으로, 무려 489조원 급감했다. 시총 상위주들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7만83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5만전자'로 후퇴했다. 467조원이던 시총은 34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SK하이닉스(-30.53%)와 카카오(-37.87%), 네이버(-36.59%) 등 시총 상위주도 연일 신저가를 다시 쓰며 급락했다. 

외국인은 증시 급락을 이끈 장본인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16조2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조6000억원 등 총 19조800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관도 8조1000억원(코스피 6조2000억원·코스닥 1조8000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급락에 일조했다. 반면 개인은 27조8000억원(코스피 21조1000억원·코스닥 6조7000억원)어치 순매수해 두 주체의 매물을 받아냈다.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급전직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최대 실적 행진을 벌였던 것과 판이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합산 추정치는 1조164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2704억원) 대비 41.5% 감소한 규모다. 1분기(-60.3%) 이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미래에셋증권(-32.8%)과 삼성증권(-34.1%), 키움증권(-24.14%), 한국금융지주(-12.10%) 등 주요 증권사들도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최대 실적의 저력을 보인 메리츠증권도 2분기엔 11.1% 뒷걸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평균 거래대금을 월별로 보면 △4월 18조5700억원 △5월 16조8700억원 △6월 16조7400억원으로, 평균 17조3900억원이다. 1분기 평균(19조9000억원)보다도 12.6% 쪼그라든 규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언급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증권사 브로커리지 영업환경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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