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소상공인은 '죽을맛'
[현장클릭]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소상공인은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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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자영업자들 "금리·물가 치솟아 장사 접어야 할 판"
서울 내 주요 번화가로 꼽히는 인사동도 코로나·금리인상·물가상승의 악재들을 피해가진 못했다. (사진=김종현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옷가게에서 '폐업정리'를 알리고 있다. (사진=김종현 기자)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죽겠다'며 아우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금리와 물가까지 치솟아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파이낸스'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장사하는 이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김종현 기자] 28일 점심시간께 찾은 인사동 거리는 한산했다. 살펴보니 '점포임대' '폐업' '재고정리' 따위 문구가 적힌 가게가 즐비했다. '차 없는 거리'엔 차량들이 지나다녔다. 

한 떡볶이집 주인한테 물어보니 "말도 못하게 어렵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떡볶이집 주인 입장에서 현재 상황은 '삼중고'였다. 수익이 늘지 않는데 부담은 커지고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힘들다. 

그는 "올라간 식자재 값만큼 음식 값을 올릴 수 없는 실정이다. 거의 모든 식자재 값이 올랐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외국인 출입 제한 탓에 (외국인) 손님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때와 견줘 매출이 70% 정도 회복됐는데, 그걸로 좋아할 소상공인은 없다. 지금은 100% 회복돼도 장사를 할까 말까"라며 "식자재 값이 매일 오른다. 한 개에 140원이던 만두가 220원까지 뛰었다. 게다가 대출 금리까지 올라 이자 내기도 벅찰 지경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서 확인해보니 칼국수 반죽 등에 쓰이는 '곰표 밀가루 중력 다목적용' 1㎏의 2주 전 가격은 1774원으로, 1년 전(1406원)보다 368원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양파 1㎏의 6월 소비자가격 2175원은 3월(1903원)보다 272원 오른 수치다. 3월 1㎏당 1만2168원이던 깐마늘의 소비자가격도 6월 들어 1만3262원으로 뛰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자리 잡은 '비울채울'의 주인은 소상공인 대출 상환유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지원받은 대출이 연장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식재료 값은 치솟는데 대출 연장마저 안 된다면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1·2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소진공 대출을 지원 받는 소상공인이 늘었다. 애초 소진공 대출 지원은 올 9월까지였지만, 28일 금융위원회가 대출 상환 여력이 약한 소상공인에 대해 최대 1∼3년 거치기간을 주고 장기·분할상환 일정도 10∼20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물가 급등 요인이 발생하는 만큼 금리 인상만으로 물가를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중현 중소벤처기업부 홍보담당관은 "경영안정자금과 초저금리 대출, 저신용자를 위한 직접대출, 은행과 연계된 간접대출 등으로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온전한 회복이라는 목표 아래 소상공인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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