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급등' 장기화에···한숨 깊어지는 건설사들
'원자잿값 급등' 장기화에···한숨 깊어지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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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폭등···시멘트 46.5%‧철근 72.5%↑
자재 확보 등 어려움에 대형사들도 고전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최근 원자잿값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치솟자 건설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중견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에서도 이번 사태로 고충이 크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는 최근 자재비 폭등과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비상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건단련은 탄원서에서 "현재 건설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전례 없는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처했다"며 "시멘트·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단가로는 더 이상 시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평균 톤당 6만2000원에서 올해 4월 9만800원으로 46.5% 올랐으며, 철근 가격도 지난해 초 톤당 69만원에서 올해 5월 톤당 119만원으로 72.5% 급등했다.

이처럼 원자잿값 급등 현상이 장기화되자 건설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사태인 만큼 우리 정부에서 특별히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고, 사태가 수습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여파가 지속될 만큼 업계의 우려가 깊다.

특히 대형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견건설사들은 원자잿값 급등으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처가 힘들 수밖에 없다. 또한 기존에 확보해 놓은 자재 물량도 비교적 적어 사태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잿값 급등 현상이 이렇게 장기화될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며 "더 문제는 언제 끝날지, 끝나더라도 여파는 언제까지 미칠지도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지속되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자잿값 인상이나 협력업체 단가 인상분이 발생할 시 공사비에 반영해달라'는 문구를 넣어 공사 계약을 맺고 있다"며 "그러나 그 이전에 맺은 계약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B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와 달리 착공 현장별로 그때그때 자재를 확보한다"며 "따라서 미리 확보해 놓은 자재가 적어 원자잿값 급등 같은 사태에 대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중견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는 현장들이 발생함에 따라 실적 감소까지 우려하고 있다.

C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에서는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시공사는 원청사에 금액 상승을 요청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한 원자재 수급 자체가 어려워 공사가 늦어지는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이번 사태로 인해 떨어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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