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해외 직구매 늘려 '가격 거품' 뺀다
대형마트, 해외 직구매 늘려 '가격 거품'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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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흐름 맞춰 선제 물량 확보하고 거래처 다변화 모색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가 물가 상승에 대응해 해외 직접 구매(소싱)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품목 중 가격 상승률 10% 이상이 93품목에 달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두 자릿수 상승률 품목은 43개(9.4%)였으나 올 들어 1월 61개(13.3%), 2월과 3월 각각 71개(15.5%), 4월 85개(18.6%)로 늘었다.

대형마트는 국내외 수급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선제적으로 해외 직구매 물량 확보에 나섰다. 해외 직구매 상품은 중간 도매업체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값이 싼 편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해 수입산 돼지고기의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곡물 상승 영향이 적은 캐나다 돼지고기를 직구매했다.

주목할 점은 롯데마트 상품기획자는(MD)는 이미 올해 초부터 5월 정도에 국내 삼겹살 가격이 100g당 4000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 시즌을 위해 연초 캐나다 업체와의 릴레이 협의 끝에 지난해보다 거의 3배가량 늘린 80톤의 물량을 선점했다. 지난달 말 캐나다산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통해 매출이 전년 대비 400% 상승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도 가성비 있는 해외 직구매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2007년 말 전담조직을 꾸려서 해외 상품을 직구매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만의 상품 라인업 구축에 해외 직구매 상품이 핵심으로 꼽힌다.

트레이더스에선 직수입한 스페인산 베아올리바 카놀라유·포도씨유·올리브유는 국내 유지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사례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9년부터 스페인 FJ 산체스(FJ Sanchez)와 직수입 거래를 통해 연간 28만병의 포도씨유를 격월로 6차례에 걸쳐 들여오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물가 상승에 따라 국내 식용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하반기에 입점 될 예정이었던 포도씨유 수입 일정을 모두 6~8월로 앞당겨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약 50일간 지속해온 식용유 구매 수량 제한을 해제했다.

트레이더스에서 직수입하는 유지류는 현지 업체와 연간 계약을 진행해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유사한 NB 상품과 비교해 15~2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이어 이탈리아 Pietro사의 포도씨유와 스페인 이바라(Ybarra)의 해바라기씨유 6만병을 추가로 계약했다.

오는 27일 트레이더스 동탄점에서 판매하는 미국 컷 골프(CUT GOLF)의 컷 블루(Cut Blue) 골프공은 해외에서 가성비로 인기있는 상품을 직접 계약해 직수입한 경우다. 

컷 블루(Cut Blue) 골프공은 최상급 투어 골프공 품질임에도 유사한 스펙의 타 브랜드 상품 대비 가격이 약 40% 저렴하다. 이마트 해외소싱팀이 약 3개월간의 현지 업체와 협상을 통해 한국 수출에 협의했다. 그 결과 컨테이너 단위 대량 계약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최적의 판매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홈플러스의 경우 캐나다산 돈육 관세 인하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투자를 단행하고 상품 가격을 낮췄다. 홈플러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하고 직소싱 계약 물량을 확대했다. 캐나다산 돈육 일주일 통관 물량을 기존 대비 75% 추가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수입 돈육(삼겹살·목심) 품목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밥상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은 수입 돈육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뛰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홈플러스는 수입 과일에 있어서도 협력사를 확대하고 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제스프리 키위의 경우 복수의 협력사 운영 비중 조정 후, 비딩을 통해 가격을 약 5% 정도 낮은 가격으로 협의했다. 체리는 주요 수입 산지가 미국이었다. 하지만 미국산 체리 수급 불안정에 대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한 체리를 새로 사들여 15~20% 저렴한 값에 팔았다.

의류도 해외 직구매로 거래처를 다변화해 원가 변동 위험을 낮췄다. 남성·여성·아동복 등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유사한 원단·부자재 등을 공동 바잉하는 형태로 대량 주문하고 있다. 2023년 신제품도 기획 단계에서부터 공동 구매 방식을 통해 원가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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