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공급망 차질 영향
돼지고기, 한 달 새 21.8% 급등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생산자물가가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공산품·서비스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생산자 물가가 급등하는 만큼, 후행하는 소비자물가도 6%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19.24(2015=100)로, 전월(118.59) 대비 0.5% 올랐다. 오름세는 전월(1.6%)보다 둔화됐으나,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 자체로는 지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7% 올라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PPI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PPI가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5%대 소비자물가도 위협받는 형국이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면서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는 △공산품(0.8%) △서비스(0.4%)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5.9%) △화학제품(0.7%)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는 △음식점및숙박서비스(0.9%) △운송서비스(1.0%) 등을 중심으로 뛰었다. 농림수산물도 농산물(-1.7%)과 수산물(-0.3%) 하락에도 축산물(6.9%)이 급등하면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사료값 상승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로 돼지고기가 전월 대비 21.8% 뛰었다. 달걀도 전월보다 4.8% 올랐다. 이외에도 △경유(8.3%) △휘발유(9.8%) △국제항공여객(3.3%) △잡지·정기간행물(4.3%) △햄버거·피자전문점(2.9%)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과 서비스 변동을 측정한 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1.5%) △중간재(0.7%) △최종재(1.1%) 모두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0.9%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로도 16.1% 상승해 1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