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임명 2주 만에 첫 출근···노조 "퇴진투쟁 돌입"
강석훈 산은 회장, 임명 2주 만에 첫 출근···노조 "퇴진투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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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노조 시위 뚫고 출근 강행···반발 불가피
취임식 개최···"소통위·비상경제대응안 마련"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출근저지 투쟁에 나선 노동조합을 뚫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출근저지 투쟁에 나선 노동조합을 뚫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임명된지 2주 만인 21일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출근했다. 정부 국정과제인 본점 부산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가던 노동조합을 뚫고 첫 출근을 강행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산업은행 노조는 강 회장에 대한 퇴진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노조 시위를 뚫고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했다. 강 회장이 출근에 성공하면서 2주간 미뤄졌던 취임식도 이날 오전 열렸다. 강 회장은 그동안 본점 부산이전을 반대하는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막혀 본점 인근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하고 대내외 일정을 수행해왔다.

강 회장과 노조 측은 본점 이전과 관련해 물밑협상을 이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부산이전 계획을 철회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해달라고 요구했고, 강 회장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만큼 섣불리 철회하기엔 쉽지 않다는 뜻을 밝혀왔다. 강 회장과 노조는 지난 20일에도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와중에 이날 강 회장이 출근을 강행하면서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 임명 직후 매일 오전 본점 1층 로비에서 열리던 출근저지 시위에는 직원 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오늘 새벽 회장이 그냥 들어올 것이란 연락을 받았다"며 "어떤 타협점도 찾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회장이 출근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강 회장의 출근 강행에 대한 비판성명을 내고 퇴진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강 회장은 직원들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대신 법 개정 전까지 추진할 수도 없는 '산은 부산이전 똥고집'을 꺾지 않은 채 정부여당의 눈치를 보며 당당하지 않게 입성하는 길을 택했다"며 "이게 산업은행의 회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

조 위원장은 또 "반년째 외쳐왔던 산은 부산이전 반대 사유 7가지 중 하나인 '핵심인력 이탈로 인한 경쟁력 훼손'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연간 이직 숫자에 가까운 40여명의 직원들이 이미 이직했고 이 순간에도 직원들의 동요와 줄퇴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을 넘어선 입성을 사과하고 지방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의 이름으로 강석훈 회장에 대한 불복종 운동과 퇴진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공식 업무에 들어간 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임명되고 2주가 지난 시점에서, 현재 엄중한 국내외 경제상황 및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산업은행,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출근했다"며 출근 강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면서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KDB △그린·디지털·바이오 전환 선도기관 △시장안정자로서의 역할 등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강 회장은 취임사와 별도로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본점 이전 등 현안사항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강 회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여기서 모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취임식 직후엔 곧바로 긴급임원회의를 소집, 첫 업무지시로 비상경제상황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또 산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내 비전위원회 및 소통위원회 구성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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