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북미 여성 홀리기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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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쌍두마차, 연 120조원 화장품 시장 뛰어들어 금맥 캐기 도전
미국 뉴욕의 세포라 매장에서 직원이 소비자를 상대로 설화수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미국 뉴욕의 세포라 매장에서 직원이 소비자를 상대로 설화수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 맏형 격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북미 화장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집중해오던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가 급성장하고, 경쟁이 격화되자 시장 다변화를 위해 북미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 시장으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올해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를 926억4000만달러(119조5056억원)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는 935억5800만달러(120조6898억2000만원)며, 유로모니터는 현지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모두 북미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가리켰지만, 공략법은 사뭇 다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현지 법인을 세우고 자체 브랜드를 통해 입소문을 내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수년에 걸친 현지 브랜드 쇼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미국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딛은 것은 1986년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 설립을 하면서다. 1990년대 들어선 LA와 뉴욕의 현지 법인을 통해 교민 시장 중심으로 주요 상권에 직영점을 열며 사업을 펼쳤다. 이후 2002년 대표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선보였고 2010년 설화수, 2014년 라네즈, 2017년 이니스프리를 현지에서 출시했다. 

더크렘샵 브랜드 화보 (사진=LG생활건강)
더크렘샵 브랜드 화보 (사진=LG생활건강)

온라인 판매 저변을 확대하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덕에 성과도 고무적이다. 올해 1분기 북미 사업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뛰기도 했다. 설화수는 이커머스 플랫폼과 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두각을 내며 1분기 3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고, 라네즈에선 방탄소년단 한정판을 출시하고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니스프리는 4월까지 세포라와 백화점 체인 콜스 490개 매장에 입점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40% 이상 뛰었다.

LG생활건강은 현지 화장품 제조·유통사를 품에 안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2곳의 화장품 업체와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했다. 2019년엔 북미 인프라를 활용해 LG생활건강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을 인수하고, 이듬해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더마화장품(피부과학+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따냈다. 

올해엔 미국 화장품 제조·유통사인 더크렘샵(The Creme Shop) 지분 65.0%를 인수했다. 2012년 재미교포가 세운 크렘샵은 미국 엠제트(MZ)세대를 겨냥해 기초·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를 파는 회사다. 헬로키티나 BT21 같은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며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해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K팝과 K콘텐츠의 강세로 국내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크렘샵이 보유한 헤리티지(Heritage·브랜드 자산)와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LG생활건강은 색조 화장품 브랜드 브이디엘(VDL)과 탈모 관리 브랜드 닥터그루트, 스킨케어 브랜드 비욘드를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향후 궁중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홍보 담당자는 "브랜드마다 해외 국가별 전략이 달라 그동안 북미에선 현지 브랜드 위주로 사업을 했고, 후는 중국과 동남아에 집중했었다"면서 "타 국가에서 후가 좋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북미 시장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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