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심은 SK그룹 ESG경영···'인등산'서 디지털로 자라났다
50년 전 심은 SK그룹 ESG경영···'인등산'서 디지털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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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등산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시관서 2억톤 탄소감축 실행방안 공개
최종현 선대회장 심은 30㎝ 묘목, 남산 40배 숲으로···수익은 장학금 재원 활용
해외 탄소배출권 확보 프로젝트···산림복구·사막화 방지 'K-Forest' 스토리 써내려가
충북 충주 SK 수펙스 센터 입구 (사진=박시형 기자)
충북 충주 SK 수펙스 센터 입구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충북 충주시 인등산에서 시작한 SK그룹의 ESG경영 의지가 이달 초 SK 수펙스 센터의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에서 디지털로 구현됐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SK가 감축하기로 한 탄소량과 실천 계획 등을 디지털로 구현한 전시관을 충주 인등산에 개관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시관에는 SK그룹이 2030년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인 2억톤을 줄이고,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9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공개됐다.

특히 환경오염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과 화재·사막화 등으로 황폐해진 자연을 보여준 뒤 전시관 중앙의 '생명의 나무'에서 뻗어나오는 씨앗과 꽃, 나무, 숲, 하늘, 우주로 이어지는 'SK 메니페스토' 영상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지구 살리기'에 왜 동참해야 하는 지 단번에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은 전시관이 위치한 인등산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충북 충주 인덕산 SK 수펙스 센터에 마련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시관 (사진=SK그룹)
충북 충주 인덕산 SK 수펙스 센터에 마련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시관 (사진=SK그룹)

SK는 50년 전인 1970년대, 인등산과 천안 광덕산, 영동 시향산 등 나무가 사라진 민둥산 4500ha를 사들여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나무를 30년간 키워 잘라내 팔고, 그 자리에 또 다른 나무를 심어 관리하는 일을 반복하면 지금 흔히 얘기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수도권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진 조림지 4곳에 심은 불과 30㎝ 짜리 작은 묘목은 현재 지름 30㎝, 키는 30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해, 서울 남산의 약 40배 크기의 울창한 숲을 이뤘다.

특히 빠르게 자라기만하고 내구성은 떨어지는 '속성수' 대신 고급 가구 제작에도 쓰이는 가래나무, 자작나무, 호두나무 등 활엽수를 심고 관리해 부가가치도 높였다.

이를 통해 얻어진 수익은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장학금 재원으로 활용됐다. 1973년 장학퀴즈 후원에 나선데 이어, 1974년에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최종현 선대 회장의 유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로 이어져 한 차원 더 높은 ESG경영으로 발전했다.

최 회장은 2012년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산하에 있던 SK임업을 SK㈜에 편입시킨 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해외에서 조림사업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또 2012년 강원 고성군의 축구장 70배 크기 황폐지에 자작나무 25만그루를 심어 조림(A/R)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시작했다. CDM은 조림사업으로 복구된 숲이 흡수한 온실가스를 측정, 탄소배출권을 인정받는 사업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SK는 2013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종 인가를 받아 국내 첫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이 됐다.

SK는 현재 운영중인 탄소중립 산림협력 사업 프로젝트로 향후 30년간 매년 4만3000톤의 탄소가 흡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이를 기반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 환경보전과 부가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이 조성한 충북 충주 인덕산 인근 조림지 (사진=박시형 기자)
SK그룹이 조성한 충북 충주 인덕산 인근 조림지 (사진=박시형 기자)

SK는 또 파푸아뉴기니의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레드플러스(REDD+) 사업과 스리랑카에 나무를 심는 신규조림·재조림·식생복원(ARR) 사업으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탄소배출권 확보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외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지역 조림사업, 튀니지 코르크 참나무 숲 복원사업, 베트남 꽝찌성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을 하면서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고 사막화를 방지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K-Forest'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SK 관계자는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던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오늘날 SK의 ESG경영을 비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됐다"며 "숲을 소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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