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건설경기, 공급 불안에 단기간 내 회복 어려워"
한은 "건설경기, 공급 불안에 단기간 내 회복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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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재가격 급등, 공급 불안정 등 공급제약 요인 지속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건설경기가 양호한 수요에도 건설자재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문제로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공급 제약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세를 보이겠으나, 주된 제약 요인인 건설자재 가격, 공급망 불안정 등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워 완만한 회복 속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공급제약 요인을 중심으로' 논고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장기간 조정기를 지속해 온 건설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부진했다. 실제 건설기성액은 작년 7월(9조1100억원)을 저점으로 연말·연초 1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지만, 이후 1분기 다시 9조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한은은 이에 대해 △건설자재 가격 급등 및 공급 불안정 △외국인 및 숙련인력 부족 △건설현장 환경 변화 등 공급 측면의 여러 제약요인으로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더욱 확대되면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상당수가 과거 원가부담이 낮은 시기(2019년~2021년 초)에 수주‧착공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공사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지난 2018년 이후 건설경기의 장기부진으로 국내 생산능력이 축소됨에 따라 수요 회복에도 건설자재 생산 확대가 제약되고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잦은 물류 파업 등으로 인한 공급망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외국인 및 숙련인력 부족 등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입국제한으로 외국인 인력이 급감하면서 골조공사 등 일부 공정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내국인 근로자 역시 비숙련·고연령 위주로 이뤄지면서 생산성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근무시간 감소 및 안전관리 강화 등 건설환경에서의 변화도 단기적 투자 제약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은이 부호제약 VAR 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건설투자는 국내건설 수요요인(2.4%p)이 플러스(+) 기여를 했다. 하지만 글로벌 원자재 가격요인(-2.0%)과 국내건설 공급요인(-2.3%p)은 마이너스(-) 기여를 보였다. 최근 1년간 건설투자 디플레이터 상승에도 △글로벌 요인(원자재 가격 등) 1.7%p △국내건설 수요요인 1.0%p △국내건설 공급요인 0.8%p씩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수요는 양호하다. 과거 건설투자 조정기(2018~2020년중)와는 달리 최근 건설수주, 준공후 미분양 주택수 등의 수요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의 건설경기가 확장 국면 초기에 있으며, 건설경기의 높은 지속성을 감안할 때 향후 회복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우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앞으로 건설경기는 공급제약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건설투자의 주된 제약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자재 가격 및 공급망 불안정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여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투자의 견조한 회복을 위해서는 건설 비용·편익 변동 시 공사 이해당사자 간 합리적 분담 체계 마련, 건설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 국내 물류망의 안정성 제고 등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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