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두달 연속 기준금리 0.25%P 인상···언제 얼마나 더 올리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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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첫 금통위 데뷔···0.25%p 올린 1.75%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 둔 통화정책 운용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 등을 감안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지난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초 올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상승률이 5%대에 육박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보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봤기 때문이다. 

첫 금통위 데뷔전을 치른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성장보다 고(高)물가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금리 상단이 2.5%에 달할 것이라 전망에 대해서도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 기준금리, 3년 만에 1.75%···"물가, 내년에도 4%대 보일 것"

한은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8월(0.50%→0.75%)부터 시작된 금리인상기 속 다섯 번째 인상이자, 지난 2007년 7·8월 이후 14년9개월 만의 2개월 연속 금리인상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인 1.25%를 뛰어넘어 지난 2019년 5월(1.75%)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16일 이 총재가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예상됐던 결과다. 이 총재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빅스텝 언급은 물가를 잡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한은의 의지 표력일 뿐, 원론적인 입장에 불과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처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4.1%)과 4월(4.8%) 두달 연속 4%대를 넘어서는 등 5%대를 위협하고 있다. 한은 역시 다음달 통계청에서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한은이 이날 밝힌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은 4.5%로, 지난 2월 밝힌 종전 전망치(3.1%)보다 무려 1.4%p 높았다. 이는 지난 2008년(4.8%) 전망 이후 1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이 총재도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면서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도 4%대 물가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가 (현재 수준보다) 수개월 동안 높아질 수 있는 상방 위험을 생각해 보면 현재 상황은 (경기 둔화보다) 물가의 위험이 더욱 크다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주춤했던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역시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까지 주춤하던 가계부채가 다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땐 경착륙도 문제지만,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 금리차에 대한 자본유출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올해 하반기 최소 2~3차례 금리인상

한은은 올해 하반기 최소 2~3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이는 앞서 물가가 상반기 내 정점을 찍고 하반기 들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점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이 총재는 시장에서 예상하는 2.25~2.5%의 연말 기준금리 상단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 개월 동안 5%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나올 것이 이미 확정됐다고 볼 정도로 높다고 본다"면서 "지난 3월 예측할 때만 해도 인플레이션 상황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추세로 본다면 올해 중반기를 넘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내려간다고 해도 국제유가가 소비자물가에 기여하는 비중은 낮아지겠지만, 곡물가격이 상당기간 급등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이주열 전 총재가 지난해 2월쯤 올해 연말 금리가 어느정도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1.75~2.0% 전망이 한은의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한 것을 기억한다"면서 "물가 전망이 예전보다 올라갔기 때문에 시장의 금리 전망이 올라가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금리가 2.25~2.5%라는데, 이는 합리적인 기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날 금통위 결정에 대해 예상 수준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총재의 첫 금통위 회의이다보니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대체로 예상 수준에 부합한 결과였다"라며 "이 총재가 '당분간'의 어휘 해석에 대해 수 개월로 읽어도 된다는 것은 7월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 컨센서스도 기존 2.25~2.5%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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