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금융권 '알짜 자회사'로 부상
부동산신탁사, 금융권 '알짜 자회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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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신탁사 업무제휴↑···부동산 개발금융 속도
부동산신탁사 매년 두자릿수 성장···그룹 내 입지↑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권에서 부동산신탁사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신탁업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개발 관련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금융회사들은 부동산신탁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투자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아시아신탁 잔여지분 40%를 인수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019년 5월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이번에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두게 됐다.

아시아신탁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신한금융의 순이익과 비은행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아시아신탁은 신한금융에 편입된 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편입된 첫 해인 2019년 말 254억원이었던 아시아신탁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말 458억원(전년比 80.3%↑), 지난해 말 758억원(65.5%↑)으로 급성장했다. 신규 수주계약액도 지난해 1897억원으로 2018년 174억원 대비 10배 가량 증가했다. 순이익 규모만 보면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6750억원), 신한라이프(3916억원), 신한금융투자(3208억원), 신한캐피탈(2749억원)의 뒤를 잇고 있다.

그룹으로 편입된 후 신한은행과의 협업으로 관리형토지신탁 부문을 확대하고 사업영역을 넓혔던 것이 주효했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책임준공확약조건부 관리형토지신탁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의미하는 '원신한(One-Shinhan)' 전략에 따라 아시아신탁과 계열사 간 협업 사례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h수협은행도 최근 부동산신탁업계 중상위권 기업인 무궁화신탁과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무궁화신탁은 분양관리·관리형토지신탁 분야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곳이다. 앞서 수협은행은 올해 3월에도 코리아신탁과 부동산 개발금융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수협은행은 부동산신탁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리츠투자운용, 부동산신탁, 캐피탈 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이 부동산신탁사에 주목하는 것은 부동산 개발금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신탁회사는 중간에서 수수료로 이익을 낸다.

부동산신탁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탁회사 60곳의 총 수탁액은 116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3%(127조6000억원) 늘었다. 이 중 부동산신탁사의 수탁액은 342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이는 증권사를 제친 규모로, 지난해 증권업권 수탁액은 310조7000억원으로 26.6%의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수탁고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4.9%p(포인트) 떨어지는 동안 부동산신탁사는 2.6%p 증가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부동산신탁 시장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금융그룹 입장에서도 부동산신탁사는 쏠쏠한 수익원이다. 이미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부동산신탁 계열사들은 2018년부터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합산 순이익은 2903억원으로 전년(2288억원) 대비 26.9% 증가했다. 시장 호황에 힘입어 수익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은행·증권·캐피탈 등의 계열사들과 대출·투자·컨설팅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올해 부동산신탁 분야도 흥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은행 이자수익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신탁과 같이 성장성이 큰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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