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다우 90년 만에 최장 하락···S&P500 장중 '약세장' 진입
뉴욕증시, 다우 90년 만에 최장 하락···S&P500 장중 '약세장'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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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거래소)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경기침체 공포에 미국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한때 약세장의 문을 두드렸다. 뉴욕증시는 주말을 앞두고 중국이 금리를 인하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개장한 이후 장중 하락반전하다가 마감 시점으로 가며 다시 강보합권으로 회복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7p(0.01%) 오른 3,901.36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장중 한때 2.3%까지 급락해 지난 1월 3일 전고점 대비 2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장중가 기준으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S&P 500 지수는 장 막판 하락분을 다 만회해 종가 기준으로는 전고점 대비 19%의 하락률로 약세장 공식 진입을 모면했다.

통상적으로 지수가 52주래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기술적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된다. S&P 500 지수가 잠시나마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77p(0.03%) 오른 31,261.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88p(0.30%) 떨어진 11,354.6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이미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주간 단위로 다우 지수는 2.9% 떨어져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932년 4월 이후 90년 만의 최장기 주간 하락이이다.  CNBC는 1923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S&P 500 지수(-3.0%)와 나스닥 지수(-3.8%)는 나란히 7주 연속 떨어져 '닷컴 버블' 붕괴 직후인 2001년 이후 최장기 하락했다.

이날 막판 반등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여러 가지 부진한 기록을 세운 것은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은 동결했으나, 5년물은 0.15%p 인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조치 강화로 공급망이 악화하고,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부양책은 위험선호 심리를 회복시켰으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지수는 장중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됐고, 여전히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주식 시장이 '약세장 랠리'로 일시적인 반등을 보일 수는 있지만, 랠리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저점 매수보다는 우선 매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샌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10년간 시장을 상승세로 몰고 갔던 심리는 부정적으로 변했다"며 "평균적인 약세장은 1년(정확하게 338일)간 지속되는데, 이번 하락장은 이 기간의 3분의1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많은 하락 여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압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주 하락세는 시장이 기업 수익 성장세와 S&P500의 수익성이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주머니도 가볍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소매업체들의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의 자산 가격이 재조정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통제돼야 한다며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 하락과 관련해 "단 며칠 만에 약세장이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현재로서는 50bp 금리 인상이 좋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08p(0.27%) 오른 29.4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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