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해외갈까 했더니"···치솟는 항공권 가격에 '울상'
[초점] "해외갈까 했더니"···치솟는 항공권 가격에 '울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공사 "느린 방역정책도 문제···내년 안정화될 듯"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사진=주진희 기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이 확산되면서 해외여행 회복이 가시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와 공급 불균형, 느린 방역지침 완화 속도 등으로 치솟는 항공권 가격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2계단 상승한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4만400원~22만96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19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며, 그 이하면 부과되지 않는다.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35.62센트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과 항공편 공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가 사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 영향이 가장 크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다소 둔화됐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하락했던 유가가 조금씩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다 러시아 사태가 터지면서 석유와 가스를 공급받는 나라들의 수급 우려로 유가가 가파르게 급등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전 세계 주요 산유국 가운데 상위권에 속해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이 같은 영향으로 항공유도 급등하게 됐다. 국제항공운수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354.99센트로 작년 5월보다 108.6% 상승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일부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게 된 것이다. 

여기다 국제선 항공편 공급이 폭발하는 여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자가 내야 하는 항공권 총액도 오르게 된 것.

통상적으로 여름 성수기 미주 혹은 유럽 직항 기준 왕복 항공권의 경우 2019년에는 150만~170만원대로 예약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220만~350만원가량으로 오른 상태다. 이는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항공운임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높은 운임 상승이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 타국과 비교해 느린 방역완화 속도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국토부는 연내 항공시장을 2019년 대비 50%까지 회복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로, 3단계에 걸쳐 리오프닝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의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에 따르면 국제선은 이달과 다음 달 주 520회, 주 620회로 각각 늘리고 2단계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국제선 정기편을 매달 주 300회씩 증편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를 30대로 확대하고 방역 위험도가 높은 국가의 항공편 탑승률 제한을 폐지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공급량이 100에서 0으로 떨어졌다가 지금 10으로 회복된 상태인데 폭발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따라가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이라며 "여기다 PCR 검사, 격리 문제 등 아직 완화되지 않은 방역 부분이 여행 준비에 망설임을 초래하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PCR검사 비용은 주말 1인 12만원에 달한다. 4인 가족이 여행을 갈 경우 항공권과 숙박 등 여행 비용을 제외하고 100만원가량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또 한국으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자를 기준으로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입국 1일 이내 PCR 검사 △입국 6~7일차 신속항원검사(RAT) 등 3차례 검사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업계는 '항공권 품귀현상'에서 벗어나 정상화되는 시점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