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S공포, 韓금융시장 '또 출렁'···주가 급락·환율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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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50.08 마감···18개월 만에 최저점 경신
코스닥, 3%대 급락···종가 기준 연중 신저점 경신
환율, 12년 10개월 만 최고점 경신···1288.6원 마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박성준 기자]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S공포)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대, 3%대 급락하면서 최저점을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12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19p(1.63%) 내린 2550.08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2.77p(0.88%) 내린 2569.50에 출발한 이후 하락흐름을 지속했다. 코스피가 2550선 이하에서 거래된 건 2020년 11월19일(2547.42) 이후 18개월여 만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며 하락했던 영향이 반영되며 국내 주요 지수가 하락했다"며 "또한 스테블코인 폭락 사태로 인해 기술주 전반이 급락하면서 코스닥도 3%대 이상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간밤 발표된 미 4월 CPI는 8.3% 상승해 시장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이는 시장 내 올라오던 '물가 정점론'을 잠식시켰고, 물가상승압력이 향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이 재차 거론되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강도도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졌다.

투자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24억원, 1543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3867억 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1285억86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했다. 기계(-3.81%), 화학(-3.48%), 서비스업(-3.41%), 의약품(-2.06%), 증권(-1.70%), 종이목재(-1.47%), 음식료업(-1.08%), 철강금속(-0.59%), 유통업(-0.48%), 금융업(-0.75%)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1.22%), LG에너지솔루션(-0.89%), 삼성바이오로직스(-0.63%), 현대차(-1.37%), 카카오(-5.50%), LG화학(-6.63%), POSCO홀딩스(-0.55%)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2.68p(3.77%) 내린 833.66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10.88p(1.26%) 하락한 855.46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3%대 급락하며 종가 기준 연중 신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직전 저점이었던 지난 2월15일 839.92보다도 낮은 수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도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에코프로비엠(-6.36%), 셀트리온헬스케어(-5.76%), 셀트리온제약(-6.63%), CJ ENM(-12.29%), 동진쎄미켐(-2.95%), 위메이드(-11.05%), 알테오젠(-4.51%), 씨젠(-1.39%)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박광남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LG생활건강, CJ ENM, 천보 등 실적 부진을 발표한 기업은 주가가 급락했다"며 "원·달러 환율 또한 지수 낙폭에 따라 추가 급등하며 1290원을 위협했고, 인플레이션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역시 고(高)물가·고강도 긴축 우려로 패닉에 휩싸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75.3원)보다 13.3원 오른 달러당 1288.6원에 마감했다. 달러당 1300원선에 성큼 다가섰다. 종가 기준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위기감이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23일(1282.5원)을 뛰어넘어, 2009년 7월14일(1293.0원)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 때 16.2원가량 급등한 1291.5원을 기록하며 129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1290원을 넘은 것은 코로나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19일(1296.0원)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이후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과 환율 레벨이 너무 고점에 잡혀있다는 인식 속에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다. 높아진 변동 흐름에 1300원 돌파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CPI 이슈 하나 만으로도 10원 정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위안화·유로화 모두 무너지면서 달러 강세가 힘을 받았다"며 "국내에서도 증시에서 외국인 커스터디(수탁) 물량 들어오고, 네고(결제 수요) 물량은 제한됐다. 당국 개입 역시 눈에 띌 정도의 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300원을 찍은 것과 다름 없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미국 CPI가 낮게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달랐고, 높은 인플레이션 흐름이 단기간 내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졌다. 현재로서는 1300원을 '빅피겨'(큰 자릿수) 고점으로 논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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