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스텝'에 이자부담 커진다···주담대 7% 목전
美 '빅스텝'에 이자부담 커진다···주담대 7%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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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22년 만에 기준금리 0.5%p 인상
금리역전·인플레이션 우려···한은, 금리인상 속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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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이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국도 금리 인상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연 3.17~5.078%다.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4.02~6.59%로 최고금리가 연 6%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금리(금융채 6개월물)도 연 3.40~5.22%를 기록해 6%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각각 6%, 5%대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0.5%p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인상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한국 간 금리역전을 피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발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자본 유출, 원화가치 하락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1.50%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0.50~0.75%p다. 연준이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국은행으로선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4.8%를 기록한 것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한국 기준금리가 연내 2%를 넘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폭을 확대한 상황이므로 금통위가 추가 금리인상을 서둘러야 할 명분이 커졌다"며 "올해 말 예상 기준금리는 기존 예상보다 25bp(1bp=0.01%p) 높은 2.25%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더 나아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인상해 연말에는 2.50%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출금리도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초 2~3%대를 기록하던 주담대 금리도 1년 만에 7%대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대출자 1인당 16만원꼴로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한은이 올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p 올린 데다 연말까지 금리가 2.50%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액만 약 96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준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시장금리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금리 올라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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