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인플레 잡기 '고삐'···0.5%p 금리 인상 초강수 (종합)
美 연준, 인플레 잡기 '고삐'···0.5%p 금리 인상 초강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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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버블 이후 22년 만에 '빅스텝'
내달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착수
"0.5%p 두번 더···0.75%p 검토 안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50bp(1bp= 0.01%)의 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가장 강력한 긴축 수단으로 꼽히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까지 나서면서 강력한 긴축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미 연준은 4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현 0.25~0.5%인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0.75~1.0% 수준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IT 거품이 일던 과거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의 최대 인상폭이다. 통상 25bp 금리를 오르내리던 연준이었지만, 5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 속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 행보에 나선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별도 회견을 통해 올해 남은 6번의 회의마다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내비쳤다. 특히 파월 의장은 FOMC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두번 정도 50bp의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있다"면서 최소 2회 이상의 빅스텝 단행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연준이 올해 남은 5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고, 2차례 이상의 빅스텝 단행에 나설 경우 최대 2.75% 금리에도 도달할 수 있다. 다만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75bp 금리 인상은 적극 고려하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하반기에)물가상승률이 꺾이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아울러 연준은 금리인상과 더불어 통화정책의 양대 긴축으로 꼽히는 양적긴축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준은 내달부터  8조900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경1272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축소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고 시장에 흘려보낼 방침이다. 석 달 후에는 이를 950억달러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종류별로는 내달 국채 300억달러, MBS 등 175억달러를 매각하고, 이후 국채와 MBS 각각 600억달러, 350억달러까지로 규모를 늘린다.

이는 지난 2017~2019년 대차대조표 축소 당시 월 상한선이 최대 500억달러 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긴축은 당시보다 2배에 가까운 속도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전년동기대비 -1.4%)이 역성장하는 등 일부 경제 지표가 약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 등 전반적인 경제 기저가 튼튼하다는 전제 하에 최악의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고강도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전반적인 경제 행위가 1분기 감소했음에도,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는 강건하게 남아있다"면서 "소득 수입은 탄탄하고 실업률도 근본적으로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속하는 형세이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비롯해 높은 에너지 가격, 전반적인 가격 상승과 연관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높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 봉쇄가 발생하는 등 공급망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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