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40년 주담대·10년 신용대출' 속속 등장, 왜?
[뉴스톡톡] '40년 주담대·10년 신용대출' 속속 등장,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銀, 은행권 최초로 10년분할 신용대출 출시
가계대출 줄자 대출만기 늘려···한도 확대 '효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권에서 40년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10년만기 분할상환 신용대출 상품이 등장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자 시중은행들이 '대출상품 만기확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만기가 길어지면 차주가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 대출한도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대출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은행에 내야 할 총 이자액도 늘어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방식의 신용대출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신용대출은 매년 만기를 연장(최대 5년)하는 1년만기 일시상환 방식과 최장 5년간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이 중 분할상환 방식의 신용대출 만기가 늘어난 것으로, 대출 약정단계부터 만기 10년을 적용하는 것은 은행권 최초다.

국민은행 측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실수요 대출자의 월별 상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분할상환 신용대출 만기 확대 방안을 검토중이다.

10년만기 신용대출을 빌리면 매년 갚는 원리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DSR 비율이 낮아지고,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연봉 7000만원인 A씨가 주담대 3억원(30년만기·원리금균등·연 4%)을 보유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총 대출액이 3억원을 넘어 A씨에게는 '차주별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A씨가 5년 분할상환 신용대출(연 4.5%)을 추가로 받을 때 대출 가능액은 4460만원이다. 만기를 10년으로 늘릴 경우 추가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최대 7000만원(연소득 1배)으로 2540만원 늘게 된다.

지방은행에 이어 최근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40년만기 주담대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35년에서 4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올해 2월, 대구은행은 3월 40년만기 주담대를 출시했다. 이 밖에 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40년만기 주담대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이 앞다퉈 대출상품의 만기를 늘리는 것은 금리상승, DSR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전월(703조1937억원)보다 8020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월(2조7438억원)보다 줄었지만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은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만기를 늘려 원리금 부담을 낮추고 대출한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금리상승과 DSR 규제에 따른 대출수요 감소를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오는 7월부터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차주 입장에서도 대출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단, 대출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은행에 갚아야 할 이자총액이 늘어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예컨대 주담대 3억원(연 4%·원리금균등)의 만기가 30년일 때는 이자가 2억1560만원이지만 40년일 때는 3억183만원으로 8623만원을 더 내야 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를 꽉 채워서 갚는 경우는 거의 없고 중간에 이사를 가면서 기존 대출을 정리하는 게 보통이라 총 이자액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 차주한테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본인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상황에 맞춰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