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거래위축 겹악재···증권사 1Q 실적 '먹구름'
금리인상·거래위축 겹악재···증권사 1Q 실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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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순익 60% 급감, 주요 증권사 순익 두 자리 수 감소
당분간 감익 기조 불가피···거래대금 증가, 실적 반등 관건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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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벌였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급전직하했다.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예상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데다 국내외 주식시장 불확실성에 거래대금이 현저히 줄면서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74억원)과 비교해 60.3%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큰 감익 폭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역시 1618억원에 그쳤는데,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손실 규모가 컸고, 지정학적 이슈로 국내외 투자환경 악화이 악화됐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1117억원에 그쳤는데, 전년 동기 대비 46.9% 뒷걸음한 규모다. 전통적 강점인 투자은행(IB)부문도 7.9% 감소한 866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에 일조했다. 

KB증권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줄었다. NH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점에 기인했다. 다만 IB와 자산관리(WM) 부문이 선방하면서 더 큰 감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19% 증가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도 뒷걸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37.8% 감소한 1045억원, 하나금융투자는 12.8% 줄어든 119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실적에 주효했던 금리 상승이 계열 증권사들에겐 직격탄이었다. 이에 지주 내 실적 기여도도 신한금투자 14.1%에서 7.5%로, 하나금투가 16.4%에서 13.2%로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증권사들도 지난해 호실적이 무색한 결과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198억원으로 24.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2759억원, -31.3%)와 삼성증권(1554억원, -46.23%), 키움증권(1637억원, -37.54%) 등도 큰 폭의 감익이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증시를 떠받쳤던 '동학개미군단' 위세가 현저히 약해지면서 거래대금이 급감으로 이어진 점이 치명적이었다"면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 전반적으로 실적 성장판이 닫혔다"고 평가했다. 

관심은 일제히 부진했던 증권사 실적 반등 여부다. 거래대금 위축과 시장금리 급등 등 비우호적 업황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감익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으로 기운다. 1분기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2% 줄었다. 이달도 19조원 안팎으로 비슷한 규모에 그친다.

다만, 증권사 실적은 현재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 눈높이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고, 최근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지 못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의 부진한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구 연구원은 "1분기 거래대금 평균치는 거래회전율 200%까지 하락한 결과여서, 추세적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면서 "향후 금리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1분기의 상승 폭보다는 작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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