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연구 계속···도입까진 상당 시간 필요"
한은 "CBDC 연구 계속···도입까진 상당 시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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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1년도 지급결제보고서' 발표
1단계 모의실험 완료, 상반기까지 2단계 진행
도입 여부엔 '신중'···"기술적·사회적 협의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실험이 현재 지급기능 확인에 이어 확장기술 실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하반기 종합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계획이지만, 최종 도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2021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CBDC 도입 여부 결정에 앞서 충분한 사전 연구와 점검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CBDC 도입을 위한 기술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CBDC와 관련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고 주요국 중앙은행 등과의 협력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CBDC란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현금)를 의미한다.

지난 2019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계획 발표 및 2020년 중국의 CBDC 시범운영 실시 등을 기점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및 각계 전문가들의 CBDC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다. CBDC 도입 논의가 확대된 데에는 △현금 사용 감소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부작용 △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력 확대 대응 △금융포용 및 국가 간 지급서비스 개선 등이 있다.

현재 한은에서는 2단계 모의실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외부컨설팅을 실시하고, 이후 지난해 하반기 중 1단계 모의실험을 완료했다. 1단계에서는 기술적 기반의 지급기능과 이같은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2단계에서는 오프라인에서도 CBDC를 통해 송금과 결제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실험 중이다.

2단계 실험은 상반기 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올해 하반기께 종합보고서(자칭)를 발간해 외부와 소통하겠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윤성관 한은 전자금융부장은 "현재 CBDC 모의실험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국제결제은행(BIS) 및 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한은도 협력 중이다. CBDC는 기본적으로 활용성이 있어 국가 간 송금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의실험이 완료된 이후에도 실제 CBDC 도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은은 CBDC 도입 여부를 2년간의 연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 도입 여부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같은 발언 배경에는 도입 당위성에 대한 레퍼런스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도 현재 기술적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사회적 합의에 이른 국가는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CBDC 도입에 따른 편익이 관련 리스크를 상회한다는 점이 분명한 경우에만 다음 개발 단계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CBDC 도입에 서두르지 않고 있다. 다만, 기술적 측면의 연구 개발은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말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CBDC 도입 관련 논의를 시작했지만, 현재 CBDC 도입 필요성 및 파급 효과, 법률적 이슈 등에 대해 국회에서 검토 중이다.

윤 부장은 "현재 미국은 이제 기술적인 실험을 진행하는 등 여러 실험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스웨덴 역시 1차 실험을 끝낸 뒤 다른 모델로 실험 중에 있다. 또한 중앙은행이 의제를 던지고 국회가 재차 검토하는 등 사회적 합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CBDC 도입 여부는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 기술적 기반이 먼저 확보돼야 하고, 이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내용"이라면서 "세계 각국이 설계모델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한은도) 굉장히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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