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들, '앱 경쟁력 잣대' MAU 늘리기 사활
금융그룹들, '앱 경쟁력 잣대' MAU 늘리기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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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사 실적 콘콜서 MAU 강조
KB·신한, 1500만 돌파···우리, 1000만명 목표
비대면 영업비중 늘면서 MAU확대 지상과제
(왼쪽부터) 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 '쏠', 하나은행 '하나원큐', 우리은행 '우리원뱅킹' 플랫폼 화면 (사진=뱅킹앱 화면 갈무리)
(왼쪽부터) 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 '쏠', 하나은행 '하나원큐', 우리은행 '우리원뱅킹' 플랫폼 화면 (사진=뱅킹앱 화면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디지털·플랫폼 성과 척도로 활용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금융지주사 실적 콘퍼런스콜(콘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토로 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MAU 수치를 따로 발표하는 등 디지털 성과가 실적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MAU 목표치를 1000만명 이상으로 잡고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앱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플랫폼 성과와 디지털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MAU 실적을 보유한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 그룹사의 앱 MAU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586만명이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과 KB국민카드 '앱', KB증권 '마블' 등 3사 앱 MAU를 모두 합친 규모다. 이 중 그룹의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의 MAU는 960만명에 육박한다. 현재 2400만명에 달하는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 스타뱅킹의 MAU 목표치를 1500만명으로 설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등 MAU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금융 그룹사의 앱 MAU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558만명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쏠'과 신한카드 '플레이', 신한금융투자 '알파'를 모두 합친 규모로, 지난해 말(1476만명) 대비 82만명 증가했다. 개별로 살펴보면 쏠 MAU는 810만명, 신한플레이는 625만명, 신한알파는 123만명이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양대 플랫폼인 쏠과 플레이의 MAU 목표치를 각각 1000만명으로 설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 투자시장 부문에서 대형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청약 고객 등을 유치하고,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연결·확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명희 신한금융 디지털부문장(CDO)은 지난 22일 1분기 실적 콘콜에서 "그룹의 금융 대표 플랫폼의 MAU가 전년 말 대비 82만명 증가해 1500만명을 돌파했다"며 "금융과 비금융 플랫폼의 시너지를 확대해 그룹 디지털 플랫폼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MAU 1000만명에 가까이 다가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를 합친 MAU 규모는 835만~885만명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500만~550만, 우리카드가 335만명 수준의 MAU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은행에서만 MAU 1000만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최고임원(CDO)은 지난 22일 1분기 실적 콘콜에서 "우리원(WON)뱅킹·우리원(WON)카드에서 획기적인 MAU 증대를 우선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 제공, 디지털 마케팅 강화, 외부 비대면 플랫폼 제휴 등을 통해 신규 고객 대량 유입 및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핵심 플랫폼 하나원큐의 경우 MAU가 4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진 않지만 MAU 확대를 목표로 디지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자료=신한금융그룹

금융지주사들이 MAU 확대를 목표로 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실제 앱을 얼마나 자발적으로 활용했는지에 플랫폼 경쟁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 앱을 이용하는 순수 이용자 비중이 높을수록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용 고객이 많을수록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영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비대면 영업활동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이 MAU 확대에 공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신경쓰는 '슈퍼앱(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 무용지물이라 MAU 확대가 지상과제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디지털 실적이 따로 잡히지 않아 디지털전환(DT)이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던 때도 있었으나 최근 디지털화로 업무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실제 비용이 꽤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MAU가 많을수록 그동안 디지털화 노력의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구조라 수치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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