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거리두기 풀렸는데···단축된 '은행 영업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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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노조 "단축 운영에 따른 소비자 불편 크지 않아"
상시화 가능성도 제기돼···금융노사 산별교섭 내달 진행
은행 영업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은행 영업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은행 영업점의 단축 운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속전속결로 영업시간 단축 결정이 이뤄진 것과는 대비된다.

근무 강도를 줄이려는 노조와 비용 효율화에 나선 은행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단축 운영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상의 거리두기가 풀렸지만 은행의 단축영업이 과거로 되돌아갈지는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 영업점들은 당분간 1시간 단축 운영을 지속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됐지만, 은행권의 운영시간 단축 지침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영업시간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협의로 결정된다. 앞서 양측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고, 소비자와 직원들의 감염 방지를 위해 은행 영업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2020년 9월 당시 노사는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만에 단축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영업점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수차례 축소했다. 7시간인 기본 은행 영업점 운영 시간이 6시간으로 줄어든 것인데,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향후 진행될 산별중앙교섭에서 관련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열린 올해 첫 산별중앙교섭에선 은행 영업시간 단축 재개의 경우 안건에 올라가지 않았다. 영업점 단축 운영에 따른 소비자 혼란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을 중심으로, 일각에선 금융노조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단축운영을 지속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권에선 은행의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인해 영업점 단축 운영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비대면 거래를 주로 이용하면서 은행 운영 방식에 적응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 입장에서도 디지털 금융거래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대면 영업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어졌다.

더구나 노조 측은 그간 업무 가중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해왔다. 한편에서 점포 운영시간 축소가 보편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고객 불편 역시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비대면 채널 활성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영업시간을 다시 원상복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오는 5월 다음 교섭을 열 예정"이라며 "(영업점 단축 운영과 관련해서) 은행권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져도 노사 협의가 필요한 만큼, 합의가 도출될 때까진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단축 운영이 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진 은행 영업점 현실을 반영한다는 평 속에서도 한편에선 금융소비자의 불편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영업점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단축 운영마저 상시화될 경우 금융 소외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소비자 불편이 크지 않다는 금융권의 입장과 달리 은행 업무 중에선 대면이 필수적인 경우가 있다. 대출 역시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고는 하나, 이는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 층에 한정된 얘기다. 아직까진 직접 상담받고 서류를 제출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대다수다. 영업점 단축 운영으로 이용객의 불편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운영시간 정상화 논의도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 단축운영 체제를 지속해야 한다면 비대면 거래가 익숙지 않은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려는 예약 방문제 등 방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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