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금융지주들 배당 늘린다···새정부와 '코드 맞네'
'최대 실적' 금융지주들 배당 늘린다···새정부와 '코드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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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대 분기순익에 주주환원정책 앞다퉈 공개
당국 배당규제 완화, 새정부 시장친화 정책 '부응'
KB금융, 분기배당 정례화···하나금융, 자사주 소각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이자이익 등으로 곳간을 두둑이 채운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주주친화 정책을 편다. 지주마다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주환원 확대 목소리가 커진 데다 금리 상승기 속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배당 규모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배당을 제한했던 금융당국의 달라진 입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금융지주들은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밝혔다. 분기배당에 나서는 KB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고, 1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00원을 결의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2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KB금융의 분기배당 결정은 지주 설립 이후 처음이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신한금융에 이어 두 번째다. 서영호 KB금융 전무(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2·3분기에 주당 500원 배당을 일관되게 실시하려고 한다"며 "연말 배당은 모든 상황을 고민해서 주주가치가 최대치에 이르는 환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과 리딩 자리를 놓고 다투는 신한금융도 1분기 주당 4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태경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지난달 발표한 15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이 이번 주 완료됐고 4월 중으로 소각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당기순익 규모와 총주주환원율 등을 보고 추가 자사주 매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나금융은 이날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초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는데, 분기배당 여건도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정관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이날 콘콜에서 이후승 하나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내년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분기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분기배당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중간배당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배당성향도 중장기적으로 30%에 맞춰 상향하기로 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 7월에 주당 150원으로 중간배당 처음 실시했고, 이후 정관변경 통해 중간배당은 6월30일로 확정했다"며 "향후 중간배당은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이사회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이 저마다 주주환원정책을 강조하는 것은 이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면서다. 실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증권사 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냈다. 이들 금융지주의 순이익을 모두 합치면 4조6399억원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분기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확대된 기업대출과 금리상승으로 성장한 이자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금융 당국의 배당제한 조치도 지난해 풀린 터라 곳간 문을 닫을 이유도 사라졌다. 특히 내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민간주도형 경제정책 기조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지주 입장에선 주주환원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이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으로 예상되는 호실적도 여기에 한몫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분기 배당이 금융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져가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독려하고 있지만, 주주환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서고 있다"면서 "금리상승기로 인한 이익 성장 등 주주 환원을 위한 환경이 갖춰져 배당성향을 점차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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