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증권주 약세속 나홀로 상승 배경은?
메리츠증권, 증권주 약세속 나홀로 상승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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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미래에셋 등 올 들어 주가 뒷걸음···메리츠만 30% 상승, 시총 업계 2위로
주식시장 부진으로 증권업 실적 30~40% 급감에도 메리츠 16%대 선방 예상
브로커리지 비중 적어 증시 영향 덜 받아···적극적 주주환원정책도 상승 동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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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대내외 악재에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 주가도 뒷걸음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중에 메리츠증권만 하락장이 무색하게 약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타 증권사에 비해 실적 선방이 예상되는 데다, 뚜렷한 주주환원정책이 견고한 투자심리에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대체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1만2500원에서 이날 1만1050원으로 11.6%% 떨어졌다. 삼성증권(-9.8%)과 키움증권(-8.8%), 한국금융지주(-7.4%), 미래에셋증권(-4%) 등도 내림세다. 

이에 반해 메리츠증권은 6700원으로, 지난해 말(5150원) 대비 30.1% 상승했다. 지난 14일엔 장중 7010원으로 최고가를 터치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4조4206억원을 기록, 한국금융지주(4조1627억원)을 제치고 미래에셋증권(5조1071억원)에 이어 증권업계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일제히 최대 실적 행진을 벌였던 증권사들은 올 1분기 급전직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통화긴축 우려에 따른 약세장에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대폭 줄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크게 뒷걸음한 영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 켄센서스(시장 추정치)는 149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574억원)과 비교해 42.02% 감소한 규모다. 삼성증권도 46.23%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키움증권(-38.46%), 한국금융지주(-31.33%), 미래에셋증권(-24.52%) 등도 뚜렷한 감익이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임희연 연구원은 "1분기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거래대금 감소, 시장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 매크로 환경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러한 중에 메리츠증권은 17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2094억원)보다 뒷걸음한 수준이지만, 감소폭은 16.91%로 주요 증권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5%로 8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의 실적 선방이 예상되는 이유는 타 증권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비중이 낮아, 증시 부진 영향을 덜 받는 점에 기인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수탁 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고, 주택 가격 하락 우려에도 공급 물량 확대 대선공약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높은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펼친 주주환원정책도 주가 상승 탄력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7일, 자사주 2194주를 소각했고,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해 3월(1000억원)과 6월(1000억원)·11월(1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한 바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주가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는 전부 증시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메리츠증권은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 공시, 향후 부동산PF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 전망 등에 따라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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