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미 3월 소비자물가 8.5%↑···연준 '빅스텝' 유력
전쟁통에 미 3월 소비자물가 8.5%↑···연준 '빅스텝'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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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최대폭 상승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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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8%를 넘어섰다. 41년 만에 가장 큰 물가상승폭이다. 시장에서 예상한 전망치마저 웃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과 비교해 8.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인 2월 7.9%보다 오름폭이 더욱 커진 것은 물론, 지난 1981년 12월 8.9% 인상한 이후 4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조사한 전망치(8.4%)를 웃돈 수준이다. 6%를 상회하는 오름세가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다 오름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식품·에너지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5%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 1982년 8월(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류 가격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에너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32% 급등했고, 식품류 가격도 8.8% 올랐다. 이외에도 △연료유 70.1% △휘발유 48% △가스 21.6% △전기 13.5%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식자재류 가격 급등에 따른 결과라고 미 백악관은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3월 CPI가 엄청나게 상승했는데, 이같은 CPI 폭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때문"이라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러시아의 침공 이전과 비교해 25% 이상 급등하는 등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으로 석유와 가스 비용이 급증했다. 미 정부는 전략비축유를 하루 100만배럴 방출하기로 하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 에너지 시장과 식료품 시장 혼란을 반영하듯, CPI와 근원 CPI의 차이도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실업률이 3.6%를 기록하는 등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8%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는 연준의 긴축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등 본격적인 긴축 행보에 진입했다. 특히 지난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이 곧 '빅스텝'(0.5%p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 경제계는 자국의 경제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과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자세로 인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3월 CPI가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져 연준의 목표치(2%)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세계 공장'인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8.3% 급등했으며, CPI 역시 전년동월대비 1.5%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엄격한 봉쇄 등 중국 당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코로나 감염의 부활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봉쇄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더욱 많은 부담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주택 임대료 상승도 근원물가 오름세를 더욱 강력하게 밑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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