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퇴로 열고 길트자 '똘똘한 한 채' 다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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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완화‧1주택자 보유세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가격 양극화' 뚜렷해질 듯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세대 1주택자 재산세·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안이 맞물려, 다주택자들이 주요 입지의 한 채만 남겨두고 나머지 주택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강남 등 주요 지역과 그 외 지역 간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총 5만2815건으로,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배제'를 공식화한 지난달 31일 5만1537건보다 1278건(2.4%) 늘었다. 

인수위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에 더불어 재산세, 종부세 등을 줄이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6월1일(보유세 기산일) 전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되는 경우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 종부세 등을 과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인수위‧정부 방침에 따라 서울 대부분의 구(區)에서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매물이 많이 늘어난 지역은 △강서구(2608건→2766건, 6%) △마포구(1841건→1930건, 4.8%) △노원구(4100건→4296건, 4.7%) △중랑구(1479건→1548건, 4.6%) 등이다.

노원구 월계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물이 출회되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매도자들이 호가를 조금 낮춘다면 거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노원구를 포함해 서울 전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중과를 걸림돌처럼 느꼈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를 한시 배제해준다고 하고, 또 5월 안에 매도할 경우 종부세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에 매도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남구(4147건→4075건, -1.8%)는 오히려 매물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에 영향을 받아 다주택자들이 타 지역의 주택을 매도하고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 고객들 중에 올해 6월1일 전까지 어떤 주택들을 정리해 양도세, 종부세 부담을 줄일지 고민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며 "나머지 주택을 매도하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 1채만 보유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논현동에 위치한 C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재건축 완화에 큰 관심을 갖는 이들이 대다수"라며 "새 정부의 정책에 따라 재건축 추진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팔려고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서울 내 '가격 양극화' 현상 또한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딱 한 채만 소유할 것이라면 당연히 주거 가치, 투자 가치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주택을 보유하려고 하지 않겠느냐"며 "지방에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다 매도하고 수도권 1채를 보유하거나, 서울에 여러 채를 보유한 경우에는 외곽 지역 주택을 정리하고 강남구 1채를 보유하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강남구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며 결국은 서울 내 다른 지역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면서 '자산 양극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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