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KCGI 한진칼 지분 13.97% 인수···조원태 우군? 적군?
호반건설, KCGI 한진칼 지분 13.97% 인수···조원태 우군? 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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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 취득···"항공업 리오프닝 따른 단순 투자"
KCGI "엑시트 여건 성립"···17.41→3.30% '소수 주주'
조 회장과 분쟁 2라운드 벌일 지 주목···우군 의견도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주진희 기자)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오랜기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왔던 2대주주이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 상당수를 호반건설에 매각한다. 

시장에서는 KCGI가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추천 이사 선임의 건 등 제안한 모든 안건이 부결되며 조 회장에게 완패함에 따라 사실상 이를 정리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주주로 올라선 호반건설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막을 올릴 지, 조 회장 측 우군으로 나설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전자공시시스템에 KCGI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를 564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다음 달 4일이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가 2년 넘게 지속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항공산업 또한 리오프닝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어 이를 기대한 투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항공업에 관심이 있었다"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건도 이번 지분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는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20.93% △KCGI 17.41% △반도건설 17.02% △델타항공 13.21% △KDB산업은행 10.58% 등이었다.

이번 호반건설의 지분 인수로 KCGI의 지분율은 3.30%로 낮아진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 펀더멘탈의 개선 없이 단기적으로 주가만 부양해 큰 수익을 얻는 것을 지양해왔다"면서 "한진그룹은 현재 장기 성장을 위한 도약대에 올라섰기에 투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다고 판단했다"며 매각 배경을 밝혔다.

이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 매각 방식을 택하지 않고 현 경영진을 도와 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경영진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때는 효과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매수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매수자도 그렇게 할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CGI는 최근 주총에서도 완패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법제도, 언론, 대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관계, 경영 의사결정 구조 등 기업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기업거버넌스 영역에 남은 과제 및 개선책에 대한 사회적인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KCGI의 주주제안, 기업지배구조 개선 시도 중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들도 많다"며 "한진칼의 소수주주로서 그룹의 안정적 성장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제 2라운드 막을 올릴 것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조 회장 측 우군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간 KCGI는 2018년부터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을 사들여 조 회장을 위협해왔다. 2020년에는 반도건설과 조 회장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반면 투자금융(IB) 업계 일각에서는 같은 건설사이자 2, 3대 주주인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건설사의 합산 지분은 30%대 중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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