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실적 방어···몸집 키우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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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證, 4000억 유증 통해 자기자본 7.2조 '2위 탈환'
하이투자도 2000억 확충···늘어난 자본, 영업 기반 확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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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들이 잇달아 유상증자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올해 증시 부진 등 비우호적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확충된 자본을 토대로 투자은행(IB)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감익에 대비하고자 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10월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2233억원으로 증가해 한국투자증권에 잠시 내줬던 업계 2위 자리를 되찾게 된다. 

NH투자증권은 확충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전통적 강점인 IB 부문의 역량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불어난 자본을 토대로 초대형IB로의 경쟁력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2년 연속 영업익 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2년 만에 자본 확충에 나섰다. 신종자본증권은 DGB금융지주에서 전액 인수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는 증권으로,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 회사 결정에 따라 이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로써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중형 증권사 대열에 오르게 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두각을 나타내던 부동산금융 부문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세일즈 앤트레이딩(S&T) 부문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확충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사업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운영자금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약 48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발행되는데, 한투캐피탈과 OK저축은행, 예스코홀딩스, 교정공제회 등이 투자자로 들어왔다.

KTB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 1761억원을 달성,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사명을 '다올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경쟁력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 행진을 펼친 증권사들은 이를 정점으로 올해 내리막이 예상된다. 연초부터 이어진 약세장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크게 부진한 영향이다. 이에 증권사들로서는 감익을 상쇄할 만한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데, 자본 확충을 통해 사업 여력을 넓히고자 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자본이 커질수록 영업 기반이 늘어나고,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올해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증권사들은 자본 확충을 통해 IB를 중심으로 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 재무구조 개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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