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오징어게임 등 문화예술저작권 7.5억달러
'만성적자' 산업재산권도 적자폭 크게 감소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역대 최소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등 한류 콘텐츠 흥행 확대에 따른 문화예술저작권 역대 최대 흑자를 비롯해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 흑자가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1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한 이후 최소 적자폭이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거래 현황을 따로 모아 산출하는 통계로, 아직까지 연간 기준으로 지식재산권이 흑자를 기록한 바가 없다.
지난해 지식재산권이 역대 최소 적자 기록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모두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작권은 24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직전년도(17억4000만달러) 흑자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만성 적자 항목인 산업재산권 역시 22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년(35억8000만달러)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었다.
저작권에서는 문화예술저작권이 7억5000만달러 흑자를 내면서 연간 기준으로 최대 흑자폭을 새롭게 기록했다. 이는 BTS 관련 매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상콘텐츠 출시작 시기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출시된 DP, 갯마을차차차, 오징어게임, 지옥 등의 드라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흑자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음악·영상 저작권수지(7억9000만달러) 역시 연간 기준으로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연구개발 및 SW저작권(17억달러) 또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한 데이터베이스(28억2000만달러) 수출을 중심으로 전년(15억7000만달러)대비 흑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컴퓨터프로그램(-11억4000만달러)의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이 늘어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재산권에선 국내 대기업의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늘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자폭이 같은 기간 23억9000만달러에서 12억4000만달러로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이중 상표권의 적자폭(16억1000만달러)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는데, 주로 IT, 음식료 관련 글로벌기업의 국내 법인에서 해외본사와의 거래로 인한 영향이 컸다.
기관형태별로는 국내 대기업이 35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 규모를 기록했고 중소·중견기업(4억1000만달러)도 선전했다. 외국인투자 대기업(2000만달러)도 흑자로 전환했다. 국내 대기업은 전기전자제품 업체에서의 지식재산권 수출이 상당폭 확대됐고,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우 해외현지법인들과의 거래에 있어 프랜차이즈권·영업권 관련 부분의 수출이 늘었다.
거래상대방 국가별로는 △미국(-30억3000만달러) △영국(-9억9000만달러) △일본(-5억8000만달러) 등에서 적자를 기록한데 반해 △중국(25억8000만달러) △베트남(19억2000만달러) 등에서는 흑자를 냈다. 미국은 자동차 관련 산업재산권 수출이 늘고, 컴퓨터 프로그램 수입이 감소한 데 따라 적자폭이 역대 최소 수준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