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빼고 간다···장위10구역 재개발 사업 재시동
사랑제일교회 빼고 간다···장위10구역 재개발 사업 재시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10억 손해에도 조합원 85% 제척 찬성
교회 제외한 이문3, 일반분양까지 3년
조합, 교회와 합의 가능성은 닫지 않아
장위10구역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대다수의 건물이 철거된 장위10구역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사랑제일교회와 보상금 문제로 수년째 분양이 미뤄지고 있는 서울 장위10구역이 결국 교회를 빼고 재개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더는 사업 지연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합은 설계 변경 등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임시총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 제척 안건을 통과시켰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380명 중 32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조합은 조만간 조합원들에게 평형 선호도 조사를 다시 시행, 이를 취합·적용한 기획안을 구청에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조합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교회 측이 터무니 없는 보상액을 요구한 탓이다. 서울시 등은 보상금액을 82억원을 규정했지만 교회는 약 560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승소했지만 교회는 경찰의 강제철거를 6번이나 무산시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2017년 7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대부분 이주까지 마친 상황이지만, 교회와 협상이 진행될 때까지 일반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골머리를 앓던 조합은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사업 구역에서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실시했다. 조합의 사업 손해액은 약 910억원으로 추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은 교회를 제척하는 쪽으로 방향을 택한 것이다. 

교회를 제척하면 사업 구역 내 설계도 변경해야 하며, 서울시 등 지자체로 부터 인허가를 다시 받아야 해 약 2년 가량의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장위뉴타운 내 한 공인중개사는 "교회가 여러모로 못 살게 굴었으니, 총회에서 그렇게 압도적인 표수가 나온 거 아니겠냐"고 조합원들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일부는 사업 구역 중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제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앙에 있어서 이를 제척하고 갈 시 단지 모양이 디자인적으로 덜 예뻐질 순 있지만 길을 중앙에 내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며 "이런 고민 때문에 오히려 조합에서 결정이 조금 늦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교단체와 협상이 결렬 된 채 사업을 진행한 곳은 서울 내에서 장위10구역만이 아니다. 동대문구 이문3구역 조합도 교회 측과 협상이 끝내 실패했다. 이에 총 15만7942㎡였던 구역은 교회 부지와 출입구 등 3196㎡ 크기를 제외하고 15만4746㎡로 축소됐지만 서울시는 지난 2019년 해당 안을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후 최근 시공사 교체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연 돼 올해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즉 3년 안에는 실질적으로 장위10구역도 일반분양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조합의 강수로 인해 교회도 상황이 난처해졌다. 사업 구역에서 교회가 제척하면 이미 받아간 공탁금 85억원을 다시 내뱉어야 한다. 또한 추가 보상금 또한 사라진다. 

다만 조합이 교회와의 협상 카드를 무조건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장위10구역 조합장은 "만약 교회가 마음이 바뀌어서, 적당한 금액을 가지고 온다면 그 또한 조합원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다시 진행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닫아놓은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사비 3698억원의 장위10구역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에서 총 2004세대 규모의 아파트 및 복리 무대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