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물꼬 튼 인터넷은행, 시중은행과 공방 '2라운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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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조만간 100%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토스뱅크, 사업자대출 출시 한 달 만에 1160억원 돌파
케이뱅크 을지로 사옥과 변경된 CI 로고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을지로 사옥과 변경된 CI 로고 (사진=케이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금융 당국이 인터넷은행도 기업대출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준 데 따른 조치인데, 시중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경쟁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조만간 100%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협업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대출 신청부터 입금까지 한 번에 가능한 통합 전자 보증 시스템, 비대면 보증 시스템 구축·운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스템 작업을 마무리한 뒤 테스트 절차를 거쳐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출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품을 준비하게 됐다"며 "부담을 덜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사업자 대출을 출시하면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당장 토스뱅크와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인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보증기관의 보증서, 고객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지 않고 개인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한다. 최저금리는 연 3%대로, 최대한도 1억원까지 돈을 빌려주며 매출액이 크지 않더라도 수입이 정기적일수록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사장님 대출'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14일 기준 1167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초반부터 인기몰이에 성공한 만큼, 그간 소득 증빙이 어려웠던 이들이나 주로 온라인 사업장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게 토스뱅크의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올해 하반기에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SOHO)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용 수신, 대출 상품 두 가지를 동시에 론칭해 기업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대출에 나서고 있다. 각자 차별화한 신용평가모형(CSS)을 앞세워 중금리 대출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요가 많은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이들은 기업대출을 위한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전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활성화를 위해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제를 일반 은행과 동일하게 바꾸고,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 완화로 비대면 소호대출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업대출은 가계대출에 비해 취급이 보다 까다롭다는 점에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상품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로 영토를 확장할 경우 기존 시중은행과의 공방 2라운드도 예고돼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들자 은행권이 기업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억원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6조3000억원 늘어난 1085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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