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티웨이항공이 대형기 A330-300 도입을 발판 삼아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면서 단거리 여객사업에 치중돼있던 저비용항공사(LCC) 역사를 바꾼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LCC 시장은 주요 공항의 슬랏(Slot) 포화상태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저가 출혈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대형기 투입을 통해 노선 네트워크를 확장함과 동시에 화물 운송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LCC 선두에 서겠다는 목표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에서 개최된 A330-300 도입 미디어 간담회에서 "장거리 LCC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제2의 도약을 일궈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롭게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LCC 선두에 서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형기 도입을 선택했다"면서 "이를 발판 삼아 오는 2027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길이만 63.69m인 A330-300은 유럽 항공제조업체인 에어버스(AIRBUS)사의 중장거리 베스트셀러 대형기로 꼽힌다. 최대항속거리는 1만186Km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호주 시드니, 하와이 호놀룰루, 동유럽까지 직항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이달 말 국내선 우선 투입을 앞둔 이 항공기는 총 347석으로, 비즈니스 12석과 이코노미 335석으로 구성돼있다. 좌석간격은 각각 150cm, 81cm로 기존 티웨이항공의 단일 기종인 B737-800(73cm~76cm)과 비교 시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해당 좌석마다 개인용 전자기기 거치대와 USB 충전 포트가 장착돼 있는 게 장점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12월 A330-300 도입의향서(LOI)를 체결, 지난 달 24일 1호기를 신규 도입했다. 이후 오는 5월까지 순차적으로 2대를 더 도입해 총 3대 기재를 갖출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이유는 생존과 성장 두 가지로 나뉜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더불어 양대항공사 합병까지 이뤄지자 티웨이항공은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 정 대표는 이 시점이 기회로 만들기 위한 타이밍이라고 결단했다.

정 대표는 "사실 LCC 주력 기종인 737-800으로는 갈 수 있는 지역이 한정적이고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737-800 기종을 계속 도입한들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바운더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만족하고 성장을 멈출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했고 후자를 택했다"며 "현재 오미크론이 종식을 보이고 있고 대형항공사(FSC) 합병으로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등 20여 개의 알짜 노선 운수권이 배분될 것으로 보아 자사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지난 2017년 프레스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소형기 40대, 대형기 10대를 갖춰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와 LCC 레드오션 상황을 감안해 사업계획 변경에 들어갔다. 소형기는 30대 보유로 끝내고 대형기 20대를 갖춰 장거리 노선 뿐 아니라 화물사업까지 영위하겠다는 전략이다.

화물사업의 경우 B737-800 기종 대비 넓은 벨리 공간을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이 경우 1회 최대 화물을 15~20톤(t)까지 실을 수 있다. 또 독일 루프트한자카고 자회사인 Jettainer과 항공 화물 운송용기인 ULD(Unit Load Device)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 일반 화물 뿐 아니라 대형 및 특수 화물 수송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항공 위험물 운송에 대한 인가도 획득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항공시장 회복이 예상되는 올해부터 매해마다 3~4대의 A330-300 도입을 통해 대형 기재를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5월 싱가포르, 7월 크로아티아, 12월 호주 시드니 노선에 기재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항공시장 회복으로 7월부터 90% 이상의 항공기가 가동된다면 연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합리적인 운임 및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거리 LCC라는 시정을 개척할 것"이라며 "향후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가장 높게 도약할 수 있는 티웨이항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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