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감소 여파···증권사 1분기 실적 '급전직하'
증시 거래대금 감소 여파···증권사 1분기 실적 '급전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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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조 클럽' 증권사, 일제히 영업익 20%대 감소 전망
2월 일평균 거래대금, 18.7조 '42.4%↓···IB 도 기대 하회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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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일제히 최대 실적 축포를 쐈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급전직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이어진 급락장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크게 부진한 영향이다. 이에 당분간 유의미한 실적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NH투자·한국금융·삼성·키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1조5203억원으로 집계됐다. 2조원을 훌쩍 넘겼던 지난해 같은 기간(2조250억원)과 비교해 24.9%(5047억원) 뒷걸음한 수준이다. 순이익(1조5016억원) 역시 23.9% 감소한 1조1422억원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 3278억원으로, 전년 동기(4191억원) 대비 21.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순이익 선두에 올랐던 한국금융지주도 3554억원으로 26.72% 줄어들 전망이다. 

NH투자증권(-26.90%)과 삼성증권(-28.70%), 키움증권(-25.14%) 등 지난해 나란히 '1조 클럽'에 입성했던 증권사들도 일제히 20%대 이상의 영업익 감소폭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 역시 비슷한 규모로 뒷걸음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발(發) 긴축 우려가 상존하는 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국내 증시는 뚜렷한 약세장을 시현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11.1% 급감했다. 이는 곧 거래대금 위축과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사 실적 감익도 불 보듯 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2.4%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던 지난 2020년 3월(18조4900억원) 이후 2년 만에 20조원을 하회했다. 개인의 1~2월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원으로, 28조원에 달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개인자금의 신규유입이 억제되고 활동성도 둔화되는 모습이 연초 후 심화되고 있다"며 "증시 거래대금 감소와 시장 변동성 확대, 금리 상승 등을 감안하면 1분기 증권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잡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 실적에 주효했던 브로커리지의 급격한 위축으로 실적 감익이 불가피해졌다"며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됐던 투자은행(IB) 부문도 기업공개(IPO) 등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대금 감소세가 주춤해지고 있지만, 유의미한 실적 반등은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업종이 저가 메리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사 실적이 일시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종 전체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55배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가장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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