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관전포인트는?···하나금융 회장·노조추천이사제
금융지주 주총, 관전포인트는?···하나금융 회장·노조추천이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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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교체폭 최소···불확실성 확대 '쇄신보다 안정'
25일 주총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회장직 도전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촉각'···신한·우리 '무난'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교체폭을 최소화하는 등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금융지주사별로 신임 회장·행장 선임 등 중요 안건을 다뤄야 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던 이사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4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총이 개최된다.

이번 금융권 주총 최대 관전포인트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회장직 선임 여부다. 앞서 지난달 초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으로 함 부회장을 단독 추천한 가운데, 함 부회장이 과거 사모펀드 부실 사태에 따른 징계리스크를 완전히 벗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함 부회장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징계 취소소송에서 패소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DLF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에 중징계인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고, 함 부회장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가 함 부회장에 대해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것이다.

함 부회장이 DLF 징계 취소소송에서 패하면서 회장직 선임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최대 5년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해당 징계가 최종 확정되면 함 부회장은 금융권을 떠나야 한다. 같은 이유로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가 투자자들에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것도 하나금융으로선 부담 요인이다. 함 부회장이 회장직에 도전하기 위해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판결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금융당국이 함영주 부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내렸던 제재 내용이 조금 달랐는데, 그게 이날 패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며 "함 부회장이 회장직에 도전하려면 지금으로선 항소가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사측과 노조 간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는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가운데, 최근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전 부행장은 글로벌 부문에서 30년간 활동한 해외투자 전문가다. 최 교수는 IT 전문가로 NHN재팬·e-삼성재팬 사업고문, 카카오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KB금융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꾀하는 동시에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임 사외이사로서 두 후보의 경력은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ISS에서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권고하는 등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 KB금융은 지난해 말 선임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주총에서 논의한다. 아울러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권선주·오규택 등 사외이사 6인을 재선임하는 안건도 논의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을 제외한 신한·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비교적 무난한 주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이윤재·박안순·변양호·성재호·윤재원·진현덕·허용학 등 사외이사 7명을 재선임하기로 하면서 안정을 꾀했다. 9년의 임기를 채운 최경록 이사를 대신할 신임 사외이사로는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후 첫 여성 사외이사 합류를 앞두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는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추천됐다. 아울러 기존 노성태·박상용·장동우·정찬형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내정된 이원덕 차기 우리은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함께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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