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코로나19 재택치료, 감기약이면 충분?
[초점] 코로나19 재택치료, 감기약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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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오미크론 증상 가벼워···일반군 진통해열제로 회복 제안
의료계 "의사소견 반영해 연령 제한풀고 치료제 적극 처방해야" 
2월16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재택치료에 쓰는 상비약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월16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재택치료에 쓰는 상비약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재택치료 받고 있는데, 약국에서 파는 종합감기약 먹으면 코로나19 완치되나요?" 정부가 코로나19 새 치료 체계를 가동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확진자 사이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단순히 감기약만 먹으면 되는지 특정 성분 약을 먹어야 하는지, 또 감기에 쓰는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자 고위험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새 재택치료 체제를 도입했다. 재택치료 대상은 고위험군인 집중관리군과 그외 일반관리군으로 나뉘며, 집중관리군은 담당 의료기관으로부터 하루 2번 건강 모니터링을 받고 필요하면 먹는 약 팍스로비드를 처방받는다. 반면 일반관리군은 집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한다. 대신 증상이 악화할 경우 인근 병·의원이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일반관리군은 증상을 완화하는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으나, 코로나19 먹는 약 복용 대상이 아닌 만큼 팍스로비드는 받지 못한다. 델타 변이와 비교해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가볍고, 발열이나 호흡곤란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양상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질병관리청 역시 같은 이유로 무증상, 경증 확진자는 진통해열제나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며 회복할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이런 해열제나 감기약은 코로나19를 치료할까. 전문가들은 이는 대증요법일 뿐,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감기약은 대부분 해열·소염 진통 역할을 하는데, 이는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 원인인 바이러스 활성을 막는 역할을 하진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선 질병력과 병원 이용 환경 이유를 들어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투여 연령 제한을 풀고 처방 대상자 결정을 의사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위중증 진행 예방 효과가 88∼89%인 팍스로비드는 체중 40㎏ 이상인 12세 이상 연령층 가운데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방역 상황과 공급량을 감안해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을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40·50대 기저질환자에 한정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서울파이낸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치명 기저질환이 아니더라도 백신 미접종자를 비롯해 어릴 적 결핵을 앓았거나 특정 질병을 앓은 자, 후유증이 있거나 폐활량이 낮은 사람처럼 가려진 위험군은 꽤 있다"며 "젊은층이라도 중증 진행 위험이 있고, 질병력에 따라 좀더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의사 소견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팍스로비드와 병용되지 않는 약물이 많아서 사실 고위험군, 고령자에도 처방이 잘 안 되거나 활성화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치료제 처방이 더 소극적이게 되고 치료제로 막을 수 있는 중증 환자들을 더 못 막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환자와 부작용이나 효과를 따져 상의하고, 조기에 많은 군에 처방을 확대해야 중증으로 가는 환자 수를 줄일 수 있고 그래야 위드코로나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선택권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에 대해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1월13일 2만1000명분의 초도물량이 들어왔으며, 9일 도착하는 물량(4만5000명분)을 포함하면 총 16만3000명분이 국내에 도입된다. 선구매 계약 물량에 비해 초기 도입분이 적지만, 국내 공급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처방이 미미한 수준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투약이 시작된 1월14일부터 3일 오후 6시30분까지 총 처방자 수는 2만5342명으로, 같은 시간 기준 처방률은 34.7%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김옥수 방대본 자원지원팀 팀장은 "처방 연령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월별 공급량이 한정적이고 위중증이나 사망률, 여러 수급 상황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처방 받아야 하는 분들에 지급했고, 전체 상황과 함께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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