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집단소송·주총 보이콧···삼성전자 'GOS 논란' 확산
공정위 조사·집단소송·주총 보이콧···삼성전자 'GOS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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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30만원 손배 청구' 집단소송 예고···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 조사
8000명 국민청원·주총 전자투표서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안 등 비토까지
긱벤치 퇴출, 주가 '6만전자' 털썩···"사안 무겁게 생각···업그레이드 진행"
(사진=네이버카페 '갤럭시 GOS 집단 소송 준비방' 캡처)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신형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갤럭시S22에 대한 인위적 성능저하 및 과장광고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폭발했다. 갤럭시S22 구매자들의 집단소송이 본격화한 데 이어 당국은 해당 논란과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개미 주주들은 해당 사태의 핵심 경영진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에 비토(거부권)를 행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들은 최근 김훈찬 법무법인 에이파트 대표변호사를 선임하고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이다. 이날 오후 기준 집단소송을 위해 개설된 네이버카페 '갤럭시 GOS 집단 소송 준비방'의 가입자 수는 5400명을 넘어섰다. 

카페 운영진은 "청구액은 사람마다 기기를 구매한 가격이 구매처별로 다르고 제품마다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삼성에서 합리적으로 보상 가능할 예상 금액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을 구매했다"면서 "더 이상 대기업에게 뒤통수 맞지 말고 구매자의 권리를 행사하자"고 촉구했다.

삼성전자의 S22 시리즈는 사전 예약판매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흥행했지만 최근 GOS 기능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경우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등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연산 부담을 줄여 스마트폰의 과열과 빠른 배터리 소모를 막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갤럭시 스마트폰 모델들에도 GOS 기능을 탑재했지만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려는 구매자들은 유료 앱 등을 사용해 GOS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갤럭시S22 시리즈는 원 UI 4.0 업데이트로 GOS 탑재가 의무화됐고, 유료 앱 등 우회 방법으로도 GOS를 삭제할 수 없도록 막아뒀던 것이 화근이 됐다. 고성능 유지를 원하는 이용자 사이에서는 '전작보다 성능이 좋다는 광고에 제품을 구매했는데 속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삼성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다. 지난 3일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GOS 이슈)'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현재까지 8043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GOS 기능을)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것은 허위 광고이며, 문제가 있다면 사용자에게 고지하고 해결해야 하는 데 오랜 기간 숨기고 사용자에게 불편을 줬다"며 "정부가 잘못된 부분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불만이 거세지자 공정위도 나섰다. 공정위는 최근 삼성전자가 GOS로 성능을 인위적으로 제한한 것이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민원을 받고 내부적으로 사건화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상 예비조사를 진행한 후 사건화 여부가 결정된다.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은폐했거나 축소하는 등 기만적인 광고를 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통해 비토를 행사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16일로 예정된 제 53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난 6일부터 전자투표 시스템을 열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에 반대 투표 인증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 올리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자신을 삼성전자 소속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블라인드 글을 통해 "주주는 회사의 주인으로서 주인 행세를 할 수 있어야 실제 주식이 의미가 있는 것인데 여전히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잘 챙기지 못하고 있다"며 "GOS 사건이 누구 때문에 일어났는지 잘 고민하고 무능한 경영진에 반대표를 던져달라"며 투표를 독려했고, 해당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 퍼지면서 소액주주들도 행동에 나선 것이다.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만으로 안건이 뒤집히긴 어렵지만 최소한의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여기에 삼성은 세계 최대 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긱벤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능측정(벤치마크) 사이트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지난 5일 긱벤치는 갤럭시S22 시리즈 전 모델을 포함해 S21, S20, S10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긱벤치 측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GOS 강제 실행을) 성능측정 조작(manipulation)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긱벤치 평가목록에서 제외된 제품은 화웨이, 원플러스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삼성전자뿐이다.

이 같은 논란의 여파로 전날 가까스로 7만원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작년 11월 이후 약 4개월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0.86%) 내린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삼성전자는 6만8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2차례에 걸쳐 해명 및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객분들이 지적해주신 사안 모두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GOS 기능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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