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 평균 수명 76.8세···10명 중 1명은 60세 전 별세
그룹 총수 평균 수명 76.8세···10명 중 1명은 60세 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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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대 수명(83.5세)보다 낮아···5세 단위는 85~89세 '최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98세) 최장수···최종건 SK 창업주 47세 별세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재계에서 올해 2월에만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가 별세했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에 큰 역할을 한 김정주 창업주는 경영 활동을 20년 이상 더 할 수 있음에도 일찍 세상을 떠나 재계 충격이 컸다. 

두 그룹 총수의 별세로 재계에선 오너가의 수명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작고한 60여 명의 평균 수명은 77세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60세 이전 세상을 떠났고, 90세 이상 장수한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 현황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 집단 중 해당 그룹 전·현직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 경영자 등 이달 1일 이전 별세한 62명이다. 

결과에 따르면, 별세한 62명 그룹 총수의 평균 수명은 76.8세로 나타났다.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는 36명으로 전체의 58.1%를 점유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84세 이상 삶을 누린 재벌가는 22명으로 3분의 1에 그쳤다.

5년 단위별로 보면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각 4명이다. 이종덕(1915년 출생-2000년 별세) 세아그룹 창업주와 박경복(1922년-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년-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년-2021년) KCC 명예회장은 향년 85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정주영(1915년-2001년) 현대 창업주와 신용호(1917년-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년-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년-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닮았다.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7명, 각11.3%) △70~74세(6명, 9.7%) △65~69 및 50~54세(각3명, 각4.8%) △95~99세 및 55~59세(각2명, 각3.2%) 등 순으로 나타났다. 40대에 세상을 떠난 경우도 1명(1.6%) 있었고, 100세 넘은 재벌가는 없었다. 75세 이전에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3명 중 1명꼴로 있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1922년에 태어나 2020년에 생을 마감해 향년 98세로 가장 장수했다. 다음으로 김상하(1926년-2021년) 삼양그룹 회장이 95세를 일기로 생을 보냈다. 

구자경(1925년-2019년) LG그룹 명예회장(94세)과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93세),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92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및 김향수 아남그룹 창업주 각 91세,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 및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는 각 90세에 타계하며 장수한 오너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반면, 한창때 유명을 달리한 총수도 있었다. 최종건(1926년-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말 별세한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54세)와 박병규 해태그룹 창업주(52세),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53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55세),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59세)도 50대라는 이른 나이에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조사 대상 중 오너 경영자들이 별세한 이들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이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1월30일)과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3월3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4월8일),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12월9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12월14일)의 비보가 같은 해에 알려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오너 중심 경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수명은 후계자에게 경영 수업과 그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그룹 총수가 일찍 유명을 달리할 경우 후계자 선정과 지배구조 변화 및 사업 구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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