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예금〉적금 '금리역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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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금리 역전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예금금리가 적금금리보다 높아졌고, 시중은행에선 12개월 예금금리가 24개월의 금리를 웃돌았다.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자금시장의 흐름과 은행별 상이한 금리전략·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 적금보다 높은 예금금리? "빨라진 시장 변화와 집객효과 영향"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12개월 평균금리(기본금리 단순평균)는 2.48%로 집계된 반면, 정기적금 12개월 평균금리는 2.41%를 기록해 예금금리보다 0.07%p 낮았다. 정기적금 금리가 1년 전(2.41%)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데 반해, 정기예금 금리가 1.80%에서 0.68%p가 상승했다.

통상 적금 금리는 예금 금리보다 높다. 예금은 큰돈을 한 번에 맡기는 것과 달리, 적금은 그 돈을 작게 나눠 맡기기 때문에 이자수익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곧 적금 금리 수준이 예금보다 높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예금보다 작을 수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여전히 예금(1.60%)보다 적금(1.69%) 금리가 높다.

이는 유동적으로 자금을 빠르게 운용할 수 있는 예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자본시장의 흐름은 금리인상기 속 증시 등 투자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고(高)수익을 찾아 유동자금이 빠르게 움직인다. 실제로 시중통화량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중 공모주와 같이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빠르게 돈을 넣을 수 있는 예금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는 상대적으로 금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으며, 최근 수신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면서 "특히 안정성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경우 높은 금리로 집객효과가 상당하다. 기간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공모주 시기를 기점으로 오가는 돈은 절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유동성 확보에도 더욱 용이하다. 또다른 관계자는 "적금은 소액을 저축해 쌓는 개념이지만 예금의 경우 금액 규모가 더욱 크다 보니 대규모 자금 확보에도 더욱 용이할 수 있다"면서 "유동성 관리 노력 효과가 확실하고, 이는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 2년 상품보다 높은 1년 금리? "고점 금리 전망과 자금수요계획"

예금은행에선 12개월의 정기예금 금리가 24개월의 금리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주요 예금은행 19곳의 정기예금 12개월 평균금리는 1.60%로 24개월 평균금리(1.59%)보다 0.01%p 높았다. 이 역시 기간이 긴 상품의 금리가 더욱 높아야 하지만, 되레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향후 금리 수준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리인상기와 같은 상황에선 시중금리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 이같은 금리인상 기조를 선반영하게 된다. 상당 부분 금리가 올라간 현시점에선 기간이 짧은 예금 상품의 금리가 고점에 올라섰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2년 뒤 금리 수준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이는 은행들의 자금수요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이미 은행권 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향후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부채를 조정해 수익성 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이미 높아진 시중금리에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예금주가 해지하지 않는 이상 은행 입장에서는 부채를 짊어지게 된다. 특히 예금으로 돈이 쏠릴 경우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수익성 하락 및 부채 증가로 연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 금리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시중금리는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가 미리 반영되는 구조"라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현재 시점을 단기 고점으로 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더욱 올릴 이유가 없는 상황이므로, 자금수요계획을 위해 금리 수준을 미세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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