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토지보상도 아직인데···사전청약 속도 내는 정부
3기 신도시 토지보상도 아직인데···사전청약 속도 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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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사전청약 접수···공공은 '5차', 민간 '4차'
전문가 "토지보상 지지부진···희망고문 가능성"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 최우수작품 조감도. (사진= 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 최우수작품 조감도. (사진= 국토교통부)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 위주로 공급을 진행하는 사전청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공급에 속도를 내는 만큼, 정작 3기 신도시에 대한 토지보상 등은 차질을 빚고 있어 '희망고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사전청약을 토대로 임기 내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5차 공공 사전청약과 4차 민간 사전청약에 대한 접수를 진행해 총 6127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이미 진행된 사전청약을 통해 공공분양 3만2000호, 민간분양 6000호 등 총 3만8000호가 공급됐다.

올해는 더 많은 물량이 사전청약으로 공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사전청약 물량으로 지난해 대비 약 2배 수준인 7만호를 공급하고, 매월 사전청약을 시행해 국민 체감도를 더욱더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속도를 내고 있는 사전청약이 3기 신도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정작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은 아직 큰 진척을 보이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3기 신도시 토지보상률(금액 기준)은 △인천계양 90% △하남교산 87% △과천과천 75% △부천대장 60% △남양주왕숙1 51% △남양주왕숙2 41% 등이다.

토지보상 전문가인 신태수 지존 대표는 "전체적으로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하남교산의 경우 지장물 보상이 지지부진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남양주왕숙은 토지보상 착수까지 정부 계획보다 이미 1년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입주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어 수요자들에게 '희망고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가 공급물량 확대 등 '성과 쌓기'에만 치중해 불확실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을 통한 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비판도 나온다. 5년 동안 2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에 대한 비판을 희석하기 위해 임기 막판 공급을 늘린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고자 임기 말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사전청약에 속도를 내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실제로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늦어져서 계획보다 착공, 입주가 많이 늦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정부는 물량을 늘리는 '전시행정'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정부가 공급을 빨리 진행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 사전청약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보다 실질적인 보상 업무 등을 점검, 추진 속도를 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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