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5년- 한국금융 어떻게 변했나 - 증권
국민의 정부 5년- 한국금융 어떻게 변했나 - 증권
  • 이양우
  • 승인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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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호황에 구조 조정 미뤄 위기 자초
IMF 관리체제로 들어서면서 증권업계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 회복의 돌파구로 증시를 이용, 일시적인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로 말미암아 증권업계는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뒤늦게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IMF는 최초 협상에서 우리정부에 긴축적 통화재정정책을 요구했다. 즉 고금리와 재정흑자 기조를 고수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금리 처방에 대한 부작용으로 경제상황이 오히려 악화되자 정부는 뒤늦게나마 저금리 정책으로 돌아선다.
콜금리는 97년 12월말 31.74%까지 치솟았다가 98년을 거쳐 99년부터 본격적인 저금리로 접어든다. 급기야 콜금리는 99년 5월 5%선을 깨고 4.7%까지 떨어진다. 현재 콜금리는 4.25%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같은 저금리 정책은 주식시장에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저금리 정책은 금융장세의 폭발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저금리 정책으로 증시회복 계기
정책당국은 대기업에 부채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당국이 요구하는 부채비율 200% 맞추기를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외부차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갚던가, 아니면 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업의 증자는 직접금융의 조달 창구인 주식시장이 살아나야만 가능했다. 증시를 살리기 위해선 시중자금을 증시로 유인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정책당국은 저금리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결과적으로 DJ정부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공적자금 조성과 저금리를 통한 증시 활황이라는 처방을 선택한 것이다.
더구나 IT 벤처 산업의 특수와 맞물려 증시에는 어마어마한 물량의 자금이 몰리고 기업은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급과잉으로 인한 증시 수급정책의 실패는 극심한 후유증을 낳는다. 지난 98년과 99년에 걸쳐 주식시장에 공급된 물량, 즉 기업이 조달해간 자금은 증권시장이 생긴 이래 최고수준이었다.
특히 99년만해도 신규상장 및 등록을 비롯해 증자와, CB등 주식전환 사채 등을 합할 경우 기업이 조달해간 자금은 1백조 원이 넘었다.
이 같은 자금 조달규모는 98년 국내총생산(GDP) 444조3660억 원의 22%에 달한다.
그러나 수요공급은 모든 재료에 앞서는 법, 쏟아지는 물량에는 항우 장사가 없었다. 증시는 1년만에 다시 장기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증권사들도 맥을 못추고 표류하게 된다.
지수흐름을 보자.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 97년 11월21일 종합주가지수는 506.07포인트. 이후 주가지수는 한 달이 채 안돼 그 해 12월13일 359.82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뒤 반짝장세를 연출 98년 3월3일 570.89포인트까지 단기간 200포인트 이상 치솟다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리고 98년 6월16일 280포인트로 바닥을 확인한 뒤 저금리 정책으로 증시로 홍수처럼 밀려오는 돈의 힘으로 증시사상 가장 가파른 기울기로 금융장세를 연출한다.
결국 2000년 1월4일 1059.04포인트(장중 1066.18P)로 고점을 찍은 뒤 장기 조정의 길로 들어선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뒤늦게 발동이 걸린 벤처 열풍으로 고점 행진을 3개월 가량 더 연장한다. 결국 2000년 3월12일 292포인트로 정점을 찍고 이후 하염없이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약삭빠른 사람은 고수익을 챙겨 신흥 벤처 재벌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개미들은 IMF 실직에 이어 이중고를 겪게된다.
결국 이 기간 동안 주식시장의 최대 수혜자는 기업이고, 최대 피해자는 개인이었다.
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이런 방향으로 유도한 것이다.

삼성 변신 선언으로 뒤늦은 구조조정
증시가 요동을 치는 동안 증권사들은 반대급부로 떨어지는 구전으로 그럭저럭 풍요한 세월을 보낼수 있었다. 자연히 구조조정은 은행이나 기업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소홀히 했다.
그러나 결국 부메랑은 돌아오는 법, 증권사들은 미흡한 구조조정과 사업다각화의 실패, 그리고 경쟁구도 강화에 따른 수익구조 약화와 천수답에 의존한 영업구조로 인해 장기적인 불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부분의 증권사 CEO들도 인정하고 있다. 현재의 증권사 수로는 수익창출이 어렵다. 그러나 뾰족한 대안도 없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앞서가는 개척자는 언제나 나오는 법.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증권이 이익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증권업의 고질적인 병폐인 약정고 경쟁에서 탈피, 자산관리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개편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면서 뒤늦게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며칠 뒤 업계 1세대 증권사인 건설증권이 스스로 문을 닫겠다고 선언했다. 시대의 변화를 외면한 구시대 기업의 말로를 보여준 것이다.
증권업계에 뒤늦게 나마 구조조정의 발동이 걸린 것이다.
전문가들도 삼성증권의 이번 선언은 결국 증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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