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잡아라"···인터넷은행, CSS 고도화 정조준
"중·저신용자 잡아라"···인터넷은행, CSS 고도화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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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토뱅, 새 CSS로 신용평가 정확도↑
CSS 고도화에 따라 목표 달성·성과 갈릴 것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를 위해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에 한창이다. CSS 고도화는 중·저신용 고객의 상환 능력을 더욱 세밀하게 평가해 대출 가능 고객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올해 최우선 과제인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목표 비중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 과정인 만큼, CSS 고도화 경쟁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중저신용·금융정보 부족(신(thin)파일러) 고객 특화 CSS를 새로 개발해 대출 상품에 적용 중이다. 이번 CSS는 고객군별 특성을 반영, '맞춤형 특화모형'을 새로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소득 수준, 대출 이력과 함께 통신, 쇼핑 정보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토대로 중저신용과 신파일러 고객의 신용도 특징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케이뱅크 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통신의 경우 스마트폰 요금제나 할부금, 요금 납부이력 등 서비스 이용 관련 데이터를 대안정보로 활용했고, 쇼핑 정보 역시 백화점·마트 등에서 패션, 여가활동, 외식, 생활용품 등에 대한 구매 및 이용 패턴을 추가했다.

지난해 6월 새 CSS를 대출 평가에 적용한 카카오뱅크는 기존 신용평가사(CB)사의 개인신용정보에 더해 금융정보, 카카오 등 주주사와 통신사 데이터, 대안정보 등 빅데이터 기반으로 신용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CSS는 2500만건에 달하는 카뱅 대출 신청 데이터에 통신정보 등을 반영해 머신러닝 방법으로 개발된 모형이다. 올해엔 카카오페이·카카오커머스·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정보를 분석해 CSS를 한층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AI(인공지능)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카카오 공동체 외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중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토스뱅크는 CSS 부문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출범 때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TSS(Toss Scoring System)'를 적용 중으로, 고신용자만의 데이터가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모든 업권의 데이터를 취합했다. 

특히 기존 신용평가에 활용되는 금융데이터를 넘어서 비금융 대안 데이터까지 분석했는데, 여기엔 빅데이터와 AI가 활용됐다. 2000만명에 달하는 토스 회원과 이를 통한 방대한 비금융데이터 역시 토스뱅크가 내세우는 무기 중 하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TSS를 기반으로 대출 승인율을 끌어올리고,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이들 중 약 30%를 중·저신용자로 발굴했다"며 "신파일러 등을 주요 포용 대상으로 보고 혁신적 중신용자 대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관심은 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CSS가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얼마큼 끌어내느냐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CSS 정교화는 설정해 놓은 목표치 달성을 위한 비책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17.0%, 케이뱅크는 16.6%, 토스뱅크는 23.9%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초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를 제외하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전분기 말에 비해 각각 3.4%포인트(p), 2.9%p 상승했으나, 당초 목표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작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카카오뱅크 20.8%, 케이뱅크 21.5%, 토스뱅크 34.9%까지 끌어올리기로 금융 당국과 약속한 바 있다.

올해엔 이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가 더욱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말 목표치는 25%로, 지난해 말 대비 4.2%p 늘었으며, 케이뱅크 역시 25%로 상향됐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4.9%에서 올해 7.1%p 늘어난 42%의 목표치를 제시했다.

지난해엔 가계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활성화에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정교화한 CSS를 통해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목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정교화된 CSS는 건전한 중금리 차주를 선별하고 부실화 가능성이 적은 차주 위주로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결국 각 사는 데이터 확보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CSS 고도화에 따라 목표치 달성 여부는 물론 성과 역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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