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국내 휘발유 2000원 현실로?
국제유가 100달러···국내 휘발유 2000원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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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이후 48일 연속 상승, 평균 1749.93원···유류세 인하 미반영시 1910원선
수급불안·경제회복·우크라사태 등 유가 인상 요인 많아···업계 고유가 장기화 우려
SK네트웍스의 모빌리티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Most'가 SK텔레콤의 T멤버십 'T Day'와 손잡고 전국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에서 석유제품을 리터당 2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고객 성원에 힘입어 27일까지 연장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운전자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기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운전자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기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환율과 경기회복, 타이트한 수급상황 등 글로벌 요인이 산재해 국내 휘발유 가격 2000원 돌파는 곧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1812.87원으로 전날보다 2.33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9일 1687.25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48일 중 5일을 제외한 43일이 상승한 날이다.

전국 평균 가격으로 보면 지난 1월 9일(1621.30원)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상승해 이날 평균 1749.93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야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배치 확대에 대응하자 군사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긴장감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터져나왔다.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런던의 ICE선물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선물 가격은 안정을 찾는 듯 보였으나 다시 혼조세를 보이면서 오전 4시 53분(현지시각) 현재 101.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장 마감 이후 오름세로 전환, 장외에서 94달러 중반에 거래중이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한 경제제재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러시아에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을 겨냥하고, 수출통제 등을 포함한 제재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일간 500만배럴 내외의 원유, 글로벌 PNG물량의 28%(유럽 기준 40%), LNG의 8%를 수출하고 있는 에너지 수출국이다.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조치가 현실화하면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관련 피해는 급격하게 커질 수밖에 없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탈러시아를 위해 올해 EU가 쌓아야 할 천연가스 재고량은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LNG의 초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을 배럴로 환산하면 이미 150달러가 넘는데 높은 가스 가격은 원유 소비를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기 때문에 가스와 원유 모두 연중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전국 휘발유 가격은 2000원을 넘어섰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1120원 전후였다.

이날 환율이 1200원선 이란걸 고려하면 단순 산술적(약 7% 차이)으로 WTI 가격은 100달러(95달러→101.65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휘발유 등 유류 제품의 가격을 낮춰 2012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류세 인하분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전국 휘발유 가격은 현재 1910원 전후다.

국제유가가 인상될 수 밖에 없는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요인 외에도 차고 넘친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하면서 원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럼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OPEC+)는 기존의 일 40만배럴 증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의 핵 합의 복원으로 이란산 원유 공급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언제 이뤄질지 모를 일이다.

업계는 이번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하는 걸 우려하고 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늘고, 소비자는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에너지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물가 상승 압박도 있을 것"이라며 "휘발유를 예를 들면 가격이 비싸져 소비자들이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돼 휘발유 소비가 줄어드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할 지,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장기화될 지, 글로벌 석유 수요는 더 늘어날지, 이란 핵 합의가 타결될 지 등 유가를 둘러싼 변수가 워낙 많다"며 "예측 보다는 여러 상황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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