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제약사, 오미크론 변이 치료제 개발 속도전
토종제약사, 오미크론 변이 치료제 개발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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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사제 렉키로나 제형 바꾼 흡입형 상용화 박차
일동제약·현대바이오사이언스, 국내외서 대규모 임상 추진
셀트리온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결합력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셀트리온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결합력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우세종이 되자 이를 겨냥한 치료제 개발도 한창이다. 다만 토종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는 비임상과 모의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만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인다. 

셀트리온 역시 오미크론을 비롯한 또 다른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주사제인 렉키로나를 흡입형으로 제형 변경하고,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CT-P63을 추가한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CT-P63은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항체치료제 후보물질로, 알파와 베타, 감마, 델타 같은 주요 변이에서 중화능을 보였다. 앞서 셀트리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유사 바이러스(슈도바이러스) 중화능 시험을 한 결과 오미크론에 대한 CT-P63의 대응력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이 물질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동물효능시험도 수행해 올해 1분기 내 결과를 확보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달 3일 보스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3개국에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냈다. 향후 코로나19 환자 220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S-217622)를 개발 중으로, 이전 연구에서 변이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을 보였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S-217622는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SARS-CoV-2)의 특이적인 단백질 분해효소(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상에서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코로나19 변이에서 모두 유사한 수준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변이를 대상으로 한 시험관 내 시험(in vitro)에서도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19세 이상 70세 미만 환자 200명 이상을 목표로 국내에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1월 초 국내 임상 2·3상 첫 환자 등록을 마친 뒤 다수 환자에 투약을 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와 연계된 임상시험 기관도 추가로 참여하면서 임상시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유럽 14개국에서 S-217622 임상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글로벌 임상 전체 규모는 2000명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도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CP-COV03)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를 보인다는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 최적 투여량과 투여 방법을 찾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약물 평가 시스템 개발 교수팀에 의뢰해 임상 2상을 위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다중 확률 시뮬레이션)을 했다. 시뮬레이션은 가상의 피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CP-COV03가 인체 내 최대 무독성 한도(노앨·NOAEL)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증식을 99% 이상 억제하는 혈중 최대 유효 약물 농도(EC99)를 투약 기간인 5일 내내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유효 약물 농도는 바이러스 증식을 100% 억제하는 수준이다. 현대바이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임상 2상에 적용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신청서를 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중증도나 치명률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델타 변이와 비교해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가볍고, 발열이나 호흡곤란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양상이 적다. 폐를 비롯한 하기도가 아닌 코와 목 같은 상기도 감염에 집중되는데, 동물실험에서 봐도 폐 조직에 침범해 중증도를 일으키는 정도가 매우 낮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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