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두산, 삼성전자 1차 벤더 될까···이익률 25% '테스나' 새주인 '촉각'
[초점] 두산, 삼성전자 1차 벤더 될까···이익률 25% '테스나' 새주인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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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공시 답변 준비중···공식 확인 어렵다"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두산그룹이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테스나 인수를 타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촉각이 쏠린다. 두산 그룹은 공식 확인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테스나는 8인치 웨이퍼 테스트를 주력으로 하다가, 12인치 웨이퍼 테스트 쪽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12인치 테스트 분야에서는 주로 삼성전자의 CIS와 AP 테스트를 담당해 왔다. 삼성전자가 오포, 비보, 샤오미에 CIS 공급을 확대하면서 테스나의 테스트 물량도 증가했다.

SK하이닉스 등 매출처 다변화를 이뤄온 것으로 평가받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주력 매출처다. 이에 두산이 테스타 인수를 확정할 경우 두산은 삼성의 1차공급사(벤더)가 되는 셈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2019년 인수한 테스나 지분 30.62%를 두산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해 온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산 그룹 관계자는 "현재 한국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가 들어온 상태"라며 "인수 타진 여부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 아직 곤란하다"고 사실 확인은 거부했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2019년 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테스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두산그룹은 다음달 초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와 테스나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인수금액은 약 46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스나는 주요 반도체 제품의 후공정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주요 협력사로 두고 있다.

2020년 자금난으로 인해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두산그룹은 현재 계열사 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구안 이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두산그룹은 이르면 상반기 내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은 내부 자금 2300억원에 더해 금융기관으로부터 23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산그룹이 테스나 인수에 성공한다면 그간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캐시카우' 계열사들을 매각했던 두산그룹은 성장성 높은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

일단 두산의 인수 타진 소식에 대해 테스나 주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22일 장초반 테스나는 5%대 급등세를 보인 이후 상승폭을 줄였다. 

테스나는 지난해 말 한 코스닥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가 막판에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매각 불씨를 살려 별도의 주관사 없이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로 실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원매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와이팜이 시스템 반도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테스나를 인수하려 했지만 거래는 막판에 불발됐다.

와이팜은 지난해 9월 에이스에쿼티와 총 4000억원에 테스나를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다. 1556억원을 보통주로, 1242억원을 전환우선주(CPS)로, 1202억원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조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와이팜 측이 투자금을 시간 안에 모으지 못했고 양 측은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이번에 전해진 매각가는 와이팜과의 매각 타진 때의 가격과 비교해 600억원 정도 더 몸값이 올라간 셈이다. 이는 테스나의 실적이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후공정 테스트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평가로 풀이된다. 테스나는 지난해 매출 2043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을 찍으며 영업이익률 25.72%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25%대를 넘기는 것은 삼성전자 협력사 가운데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 반도체 장비 부품 협력사 가운데 영업이익률 상위권에 속하는 SFA반도체(5.98%), 하나마이크론(9.49%), 엘비세미콘(9.65%) 에이팩트(13.10%), 윈팩(4.82%), 아이텍(5.93)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두산으로의 매각이 결정될 경우, 매각 후에도 이처럼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반도체 장비·부품사들의 상당한 관심사다. 영업이익률 유지를 위해 테스나 인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삼성과의 사전 협의도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도체 사업 경험이 없는 두산에 있어서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두산 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반도체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라며 "공식적 입장이 나올 때까지는 상세한 정보를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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