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인터넷은행, '금리·편의성' 앞세워 기업대출까지 넘본다
새판짜는 인터넷은행, '금리·편의성' 앞세워 기업대출까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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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비대면 주담대 출시·개인사업자 시장 진출 예고
토뱅·케뱅도 대출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차별화가 관건"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출범 6년째를 맞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기업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대대적인 새판짜기에 나섰다. 시중 은행들의 주무대였던 사업 영역까지 넘보며 대출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들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금리 경쟁력과 편의성 등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성장이 가로막혔지만, 올해는 대출상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구입 자금,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 생활안정, 전월세보증금반환 대출을 취급한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금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대출 금리는 변동금리는 연 2.99~3.54%, 혼합금리(고정금리 5년 적용)는 연 3.60~3.93% 수준이다. 조건에 따라 예상되는 개인별 편차에도 타행 대비 금리가 가장 낮을 것이라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챗봇(채팅+로봇) 기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택했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인터넷은행 중 주택구입자금 용도의 비대면 주담대에 뛰어든 것은 카뱅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100% 비대면 주택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비해서는 후발주자지만,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선두주자로 나서는 셈이다.

이보다 앞선 2020년 8월 주담대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한 케이뱅크의 경우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기존 주담대를 대환하는 목적으로, 카뱅 주담대와 결이 조금 다르다.

카뱅은 주담대뿐 아니라 올 하반기 중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출시한다면 당장 토스뱅크, 케이뱅크와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전격 출시했다. 

1년 이상 실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금리 연 3% 초중반(변동금리)에 최대한도 1억원을 빌려준다. 인터넷은행답게 토스뱅크도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케이뱅크도 올해 1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올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출시해 여신 라인업을 강화하고 디지털과 금융을 결합한 혁신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가계대출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이자수익을 확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신용대출에만 의존할 수 없어서다. 특히 최근 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업대출 규제를 재정비하면서 관련 시장 진출이 한결 수월해진 것도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유예기간 3년을 거쳐 인터넷은행에 일반은행과 동일한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고, 기업 대출 심사 등에 필요한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간 '비대면'이라는 제약으로 기업대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런 족쇄가 풀린 셈이다.

업계에선 이들의 대출 다변화가 마무리될 경우 시중은행들과의 점유율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을 견제함과 동시에 영업 경쟁에 불을 붙일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높은 편의성과 낮은 금리 등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 얼마큼 빨리, 잘 안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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